[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광역·시내버스 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한다.
서울시는 25일 시내버스의 전면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교통 수단의 증편을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개인택시에 적용했던 3부제를 전면해제해 택시 공급을 늘린다.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에 따른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일시적으로 심야시간(오후 9시~익일 새벽 4시)에만 3부제를 해제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특히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등이 혼잡할 것을 우려해 택시 3부제를 전면해제한다.
버스의 경우는 전세버스와 관광버스를 동원해 일부 노선에 투입한다. 버스 앞에 노선 번호를 붙이고 운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모든 노선에 투입할 수 없는 관계로 출퇴근 시간 노선 이용률 등을 고려해 운행 노선과 운행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하철의 경우는 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 등 관련 기관에 출·퇴근 시간 운행 횟수를 늘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업에 돌입할 경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계획을 수립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26일부터 시내버스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9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8.1%의 찬성률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체 재적 조합원 1만8094명 중 1만611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 1만5802표, 반대 284표, 기권 1978표, 무효 30표가 나왔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잠실 교통회관 앞에서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교섭 파행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내버스 파업은 지난 2015년 이후로 7년 만이다. 노조는 2년 연속 임금동결은 곧 임금삭감과 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3%에 달한다는 이유다.
이번 파업에서 노조는 △임금 8.09% 인상 △식사질 개선 △고용안정협약 체결 △무사고 포상금 시급화 △호봉 연장 및 정년 이후 촉탁직 1호봉 적용 △실·견습 기간 호봉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 7차에 거쳐 노사 교섭이 진행됐지만 이에 대한 합의가 결렬되며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 파행의 주요 원인으로 서울시의 버스교통 예산 감소를 꼽기도 했다.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예산 지원 상황에 따라 임금과 노동 조건이 영향을 받는다. 서울 시내버스 예산은 올해 약 3838억원으로 지난 2018년 5402억원에 비해 29%가량 감소했다.
노조 측은 서울시의 예산 감축은 곧 시민 교통복지 비용 감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줄어든 예산을 받아들여 이를 직원 임금동결로 메꾸려는 사측에 강력히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확진 위험을 무릎쓰고 서울시의 비상수송대책에 협력하기 위해 타회사 파견 근무를 하고 임금동결도 하며 고통 분담을 해왔다"라며 "서울시는 무책임하게 직원들의 임금동결과 노동조건 악화를 간접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업이 진행되면 지선·마을버스를 제외한 서울 시내버스 7235대가 멈춘다. 이는 서울 시내버스의 98% 수준이다. 이날 오후 3시 마지막 쟁의조정에 들어가며 최종 교섭에 실패하면 26일 첫차부터 파업이 시작된다.
서울 시내버스에 총파업을 예고 안내문이 게시됐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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