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기(009150)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중에서 기술 난이도가 가장 높은 파워트레인용 제품 개발을 완료하면서 글로발 전장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자동차에 탑재되는 여러 종류의 MLCC를 차례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 기능에 따라 탑재되는 종류가 다르다.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엔터테인먼트 통합), 파워트레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제동장치(ABS)에 맞춰 MLCC가 적용된다.
삼성전기는 매년 기술 난이도를 높여 왔고, 최근에는 전장용 MLCC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파워트레인용 제품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삼성전기가 선보인 13종의 파워트레인 MLCC는 가로 3.2㎜, 세로 2.5㎜인 3225 크기에 22㎌(마이크로패럿)의 고용량 제품부터 1680 크기 220㎌ 용량의 소형 제품에 이른다.
특히 파워트레인은 자동차 엔진과 모터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많은 전력 소모와 발열이 발생하며, 내부 동작 온도가 150도까지 올라가 이를 견디는 MLCC가 탑재돼야 한다. 그만큼 기술 난이도가 높다. 수명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들어가는 IT용 MLCC의 3년과 비교해 5배 높은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삼성전기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인포테인먼트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MLCC를 양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지난해 8월에는 ADAS 시스템 전용 MLCC 2종을 개발했다. 2종은 가로 0.6㎜ 세로 0.3㎜인 0603 크기의 소형 MLCC와 가로 3.2㎜, 세로 1.6㎜ 크기에 47㎌의 초고용량인 3216 제품이다. ADAS는 자율주행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제어하는 기술이다. 차선 이탈 방지나 서라운드 뷰 모니터 장치들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2020년에는 수명을 20%, 제품 안정성을 5% 높인 ABS용 MLCC 2종을 개발했다.
삼성전기가 다양한 전장용 MLCC 제품군에서도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파워트레인용 제품에 대한 기술 개발을 완료하기까지는 6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기는 2016년 전장용 MLCC를 처음으로 양산한 후 관련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사업 확대와 수요 대응을 위해 2018년에는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 라인을 설치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중국 톈진에 있는 전장용 MLCC 신공장을 가동했다. 이 공장은 삼성전기가 2018년 5733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전장용 MLCC 생산 기지로, 부산사업장보다 4배~5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2위에 자리하지만, 전장용 MLCC만을 놓고 보면 일본 무라타와 TDK 등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 밀려 10% 수준에 머무른다. IT용 MLCC에서 선전하는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 문을 계속 두드리는 이유는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연간 자동차 MLCC 수요는 지난해 대비 25% 성장한 5260억개로 전망된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 그룹장은 2019년 6월 열린 간담회에서 "MLCC로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엄격한 검증을 통과했고,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부산과 중국 톈진에서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하면 2022년에는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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