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수입차 시장에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판매 순위가 흔들리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여전히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지만, 새로운 전기차 출시에 따라 순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월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벤츠와 BMW가 각각 8767대, 6837대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테슬라(2496대), 볼보(1309대), 미니(1273대), 아우디(1151대), 폭스바겐(1053대), 포르쉐(951대), 렉서스(554대), 지프(536대)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과 3월의 수입차 판매 순위를 비교하면 벤츠와 BMW를 제외하고 모두 변동했다. 2월 3위와 4위를 기록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3월에는 각각 6위와 7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있던 자리에는 테슬라와 볼보가 각각 차지했다.
더 뉴 C 200 4MATIC 아방가르드. (사진=벤츠)
이렇게 순위를 맞바꾼 이유는 전기차 출시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3월 국내에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테슬라와 볼보, 미니 등은 새롭게 전기차를 선보이며 순위가 상승했다.
테슬라는 정부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면서 3월에만 2496대를 출고했다. 이는 2월 205대보다 1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는 통상 분기별로 본사로부터 물량을 받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1분기 물량이 3월에 몰린 탓도 있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전기차로만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볼보가 지난 2월15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각각 1500대와 500대의 초도 물량이 닷새 만에 모두 완판됐다.
특히 C40 리차지는 6391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이 미국보다 890만원, 독일보다 2200만원 낮다고 알려지면서 사전예약 완판을 이끌었고, 이러한 효과로 볼보는 경쟁사 폭스바겐을 앞질렀다.
미니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을 출시하며 깜짝 성장을 보였다. 미니는 지난달 1273대를 판매해 전달(732대)보다 판매량이 73.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니 일렉트릭은 3월에만 242대가 판매되면서 순위를 견인했다.
MINI 코리아, MINI 일렉트릭 (사진=MINI 코리아)
전기차 판매가 곧장 순위로 반영되면서 기존에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형성된 수입차 시장에 전기차가 일종의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많은 전기차가 공급되고 있어 몇 년 이내에는 수입차 시장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주도권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수입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벤츠와 BMW도 순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내연기관차로는 순위를 방어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BMW가 내연기관차로 명성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전기차도 똑같이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공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전체 판매는 2만4912대(테슬라 제외)로 전월과 비교하면 28.1%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8.7%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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