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360억원 규모의 예비비 지출안이 6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구상이 첫발을 내딛었다. 정부는 우선 위기관리센터 등 안보 관련 시설을 구축하고 대통령 관저로 쓸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총 360억원 규모의 예비비 지출안을 심의 의결했다. 김 총리는 예비비 의결에 대해 "안보 공백없는 순조로운 정부 이양에 협조하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당선인의 의지가 확실한 이상, 결국 시기의 문제이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산 편성이 윤 당선인의 요구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총리는 또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수 있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안보 공백없이 치밀하고 면밀한 계획 하에 추진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관계 시설 이전이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안보 공백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인수위와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결된 예비비의 세부내역을 보면 위기관리센터·경호종합상황실 등 안보 필수 시설 구축에 116억원, 국방부 이전 비용 118억원, 일반 사무실 공사비와 전산서비스 시스템 비용 101억원, 대통령 관저로 쓰일 육군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 25억원 등이다.
정부는 116억원을 들여 위기관리센터, 경호종합상황실 등 안보 필수 시설을 우선 구축하기로 했다. 집무실을 이전하더라도 안보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우선 조치다. 국방부 지휘부서 및 합동참모본부 이전의 경우, 비용은 우선 배정하되 이전 시기는 필수 안보시설 구축이 완료된 이후 추진하기로 조율했다. 다만 관련 이사비 일괄계약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국방부 이전 비용 전체(118억원)를 예비비에 반영했다.
이외에 사무실 공사비, 전산서비스 시스템 구축 비용 등에는 101억원을 배정했다. 용산 이전 후 대통령 관저로 사용될 육군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 25억원도 예비비로 반영했다.
예비비 규모는 총 360억원으로, 이는 윤 당선인 측이 제시한 496억원보다 136억원 적은 수준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0일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방부 청사 리모델링 252억원, 국방부의 합참 건물 이전 118억원, 대통령경호처 이사 100억원,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에 25억원 등 총 496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국방부 이전 비용과 관저 공관 리모델링 비용은 윤 당선인이 요구한 비용 전액이 반영됐지만 나머지는 일부만 반영됐다.
대통령 집무실 조성 및 경호처 이전비 등 추가 비용은 안보시설 구축 상황 및 이달 말 예정된 한미연합지휘소훈련 종료시점 등을 감안해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금액의 경우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 추가로 편성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날 "(나머지 예비비를 상정할지는) 점차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비비 의결로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집무실 이전이 속도를 내게 됐다. 국방부는 이날 이사업체 계약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이전준비에 돌입했다. 국방부 지휘부서와 합참의 경우, 연합지휘소 훈련이 종료되는 오는 28일 이후에 이사할 계획이다. 인수위 측은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기관을 제외하고 순차적으로 이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인수위 측의 구상대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5월10일) 전 집무실 용산 이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현진 인수위 대변인은 "앞으로 집무실 이전 실무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텐데 다소 소요된 시간이 있기 때문에 5월10일에 딱 맞춰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새 집무실 구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윤 당선인이 현재 사용 중인 통의동 집무실이 활용할 전망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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