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재난 상황을 맞이하면서 인간 생명과 더불어 지구와의 공생을 고민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팬데믹 속에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대기오염도가 크게 떨어졌고, 도심에 야생동물이 출현하기도 했다. 동시에 마스크나 음식포장재 등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도 벌어졌다. 친환경이 더 이상 구호로만 그칠 수 없는 상황. 최근엔 정부와 NGO 단위를 넘어 산업계의 ESG활동까지 강조되는 분위기다. '친환경'은 어느새 기업 활동의 필수 요소를 넘어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2022년 연간 기획으로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다양한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이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통신기술로 온실가스 줄이기를 실천 중이며, 폐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을 통해 일상 속 온실가스 감축 사회변화 선도에도 적극적이다. 미래 주요 사업모델로 인공지능(AI)반도체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꼽고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비즈니스모델도 친환경 부문으로 확장 중이다. 통신산업 특성상 통신인프라 확대로 네트워크 장비에서 발생하는 전력소비량이 늘어 온실가스 배출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친환경적 기술개발과 친환경 미래사업을 통해 넷제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017670)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03만9979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다. 2011년에는 61만tCO₂eq였지만, 10년 사이 70% 가까이 늘어났다. 친환경 경영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동통신 세대가 발전하면서 기지국이 늘어났고, 덩달아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한 것이다. 특히 5G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이동통신사 모두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5G가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등보다 전력소모가 큰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SK텔레콤은 친환경 통신기술 싱글랜 기술 도입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싱글랜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업그레이드한 기술로, 약 53%의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2019년부터 기술 적용을 시작해 2020년에는 서울시를 포함 전국 78개시의 기지국과 중계기에 싱글랜 적용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2020년 말 환경부로부터 탄소배출권 1117톤을 인정받았다. 통신 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이 환경부 인증을 받은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 설비를 통한 전력사용량 절감, 기지국 안테나 레이돔 재활용 등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싱글랜 기술을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 사옥은 쓰레기 배출을 0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취지의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구내식당은 AI 푸드스캔 기술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다. 식기를 반납하는 퇴식구에 설치된 AI 기반의 푸드스캐너와 센서가 음식물 쓰레기의 종류와 양을 실시간으로 분석, 매일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자발적으로 임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추후에는 구성원들의 섭취율과 잔반율 누적자료를 통해 메뉴별 만족도를 예측해 볼 수 있어 최적의 레시피 구현과 음식물 식자재 절감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인공지능(AI)영상분석 기술이 적용된 무인 다회용컵 회수기를 배치해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도 실천 중이다. 사내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할때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다회용컵을 선택하면, 추후 무인 다회용컵 회수기를 통해 보증금을 환급 받는 방식이다. 특히 이 플라스틱컵 줄이기 운동은 다회용컵 사용을 전국적으로 장려하기 위해 47개 기관 및 기업들과 해빗에코얼라이언스를 통해 실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제주도 스타벅스 4곳에서 시작된 이 활동은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내 스타벅스와 에이바우트커피 등 24곳으로 확대됐고, 서울 중구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40만개의 일회용 컵을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직원들이 다회용컵 반납기를 통해 일회용컵을 반납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업에서 벗어난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반도체와 UAM 등 사업영역을 친환경 부문으로 넓혀 다가올 미래에도 친환경 경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AI반도체 사피온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전력 사용량이 80%에 불과하다. 딥러닝 연산 속도는 기존 GPU 대비 1.5배 빠르다. 저전력 고효율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AI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핵심인 두뇌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다. AI 데이터센터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온실가스 주범으로 지목되는 전력량 감소에 중심이 될 전망이다. UAM 역시 전기를 동력원으로 활용해 내연기관 대비 소음이 더 적고 친환경적인 특징이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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