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표진수 기자]
현대차(005380)가 2024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합작공장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글로벌 배터리 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주요 지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생산 대신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 투자 방식으로 내재화를 서두르고 있다. 향후 안정적 배터리 확보가 전기차 시장 주도권 싸움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2일 '2022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베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해 2024년부터 전기차 연간 15만대에 적용할 수 있는 10GWh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배터리 내재화 전략.(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는 이날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 점유율 7%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가 전기차 187만대를 판매하기 위해선 170GWh 규모의 배터리를 확보가 필요하다. 현대차는 배터리 회사와 제휴를 맺어 배터리 현지 조달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이 그 시작이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1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고 또 다른 미국 배터리 업체인 '팩토리얼에너지'와도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2025년 이후 적용 예정인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의 50%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전기차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성능 개선과 원가 절감을 달성하고자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 개선 극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집중한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2% 늘어난 472만대다. 전기차에 쓰인 배터리 사용량도 102% 증가했다.
유럽연합(EU)을 필두로 각국이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얼티엄 배터리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사진=GM)
자체적으로 공장을 건설하면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합작사를 만들면 비용을 나눌 수 있고 품질이 검증된 고성능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 역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다.
폭스바겐은 스웨덴 '노스볼트', 중국 '궈쉬안' 등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지분을 직접 인수해 자체 양산에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공장 6곳을 지어 총 24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스텔란티스와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이 합작한 배터리 제조사 오토모티브셀(ACC)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GM은 2019년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북미에만 합작공장 4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현재 1, 2공장은 오하이오주, 테네시주에 각각 건설 중이고 3공장은 올해 착공에 들어간다. 올해 상반기에는 4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다. 포드 역시 SK온과 '블루오벌SK'를 세우고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총 150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배터리 양산에 나서지고 배터리 업체와 손을 잡는 건 자체 생산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폭스바겐이나 GM도 내재화를 선언하고 있지만 리튬이온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의 LG도 남들이 안할때 20년 동안 연구해서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면 내재화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과연 배터리 업체들보다 더 좋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겠느냐가 문제다"고 지적했다.
반면 테슬라는 '모델Y'에 자체 제작한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내년부터 자체적으로 배터리 양산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현재 미국 텍사스와 독일 베를린에 테슬라 배터리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소재 생태계까지 형성 중이다. 지난 1월 미국 탈론메탈과 니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황준익·표진수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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