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휴센텍(215090)이 '현 대표이사 등의 횡령·배임혐의설'에 대한 조회 공시 요구에 '미확정' 답변을 하면서 휴센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기한이익 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할 경우 CB투자자들은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 휴센텍의 자금 여력이 부족해 원금을 모두 갚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센텍은 이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받은 ‘대표이사 등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조회 공시 요구에 '미확정' 답변을 내놨다. 미확정 공시가 나오면서 지난 9일부터 이어진 주식 거래가 정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휴센텍은 지난 9일 대표이사 등의 횡령·배임 혐의설에 대한 조회 공시 요구를 받았다. 이날 횡령·배임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한 공시는 미확정으로, 거래정지는 해당 풍문에 대한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휴센텍은 "현재 대표이사 등에 대해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만 인지한 상태로 고소장의 내용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추후 변경되는 사항이나 추가로 확정되는 사실에 대해 관련 사항을 즉시 공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고소장 접수 후 진행되는 제반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만약 대표이사 등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될 경우 코스닥 상장규정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해 CB의 기한이익이 상실된다.
CB의 기한이익 상실이 발생한 사유는 △발행회사가 파산하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경우 △감사의견 한정, 의견거절, 부적정을 받는 경우 △상장폐지, 관리종목,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되는 경우 등이다.
휴센텍의 CB의 기한이익이 상실될 경우 휴센텍은 CB를 통해 조달한 사채 원리금 등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다만 휴센텍의 발행한 CB를 모두 갚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휴센텍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손실 62억원과 순손실 1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로 결손금도 늘었다. 2020년말 68억원 수준이던 결손금은 작년 3분기 224억원까지 늘었다.
휴센텍이 발행한 미상환 CB는 총530억원 규모로 이 중 500억원이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발행됐다. 휴센텍의 지난해 3분기 현금성 자산은 47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발행사가 상장폐지되거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 CB의 주식전환이나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CB의 상세내역의 경우 사모사채이기 때문에 해당 CB에 담보나 자산 압류 조항이 있는지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휴센텍의 현 대표이사는 횡령 건에 대해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휴센텍과 강시철 휴센텍 대표이사는 105억원 규모 채권 위조와 70억원 규모의 횡령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중 105억원 규모의 채권 위조 소송의 경우 자산 압류 강제 집행 조치를 받았었다. 압류 대상은 기업은행에 예치한 현금 105억원이다. 당시 피고소인인 제이앤에이치티는 휴센텍이 법인인감증명서와 위조된 위임장으로 105억원을 빌렸다고 주장했으며, 법원은 제이앤에이치티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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