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②-상)김흥종 원장 "공급망 안정성…산업별 최적 네트워크로 높여야"
전 세계 경기 올해 '회복 국면'…'글로벌 대전환 원년'
공급망 위기 극복, '효율성'보다 '안정성'에 중점 둬야
미·중 갈등 등 국제공조 불확실성 주시…산업 역량 비축
한국판 뉴딜…"글로벌 연대와 협력 강화하는 계기"
2022-02-08 06:00:00 2022-02-08 06:00:00
연초부터 쏟아지는 대내외 리스크로 한국경제호의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움직임, 미·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이어 산유국 리스크까지 대외 충격파로 인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덮치는 위기)' 우려가 ‘완전한 경제의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은 위기 극복을 끝내고 정상화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새해 임인년을 맞아 <뉴스토마토>가 국책연구원장들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고견을 들어보는 신년인터뷰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3탄 시리즈를 마련했다. 두 번째 순서(상·하편)로 공급망 문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 등 주요 리스크 해법에 대해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KIEP) 원장의 제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가 단위의 외교·통상 정책에서 더 나아가 산업 단위의 외교·통상 정책 수립과 시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파악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업별 최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7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의 해결 방안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김흥종 대외연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전 세계의 경기는 회복 국면에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것은 각국 정부의 위기대응 정책이라 할 수 있다"며 "올해부터는 이 같은 중장기적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는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글로벌 대전환의 원년이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KIEP가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는 4.6%다. 정책 여력이 남아있는 선진국 주도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흥국은 백신 보급 및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코로나 진행 상황에 따라 경기 회복 정도에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글로벌 리스크가 여전해 수정 전망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흥종 원장은 올해 글로벌 대전환을 위해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거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대전환을 위한 투자는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지만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공급망의 작동 지연을 비롯한 다양한 위험 요인을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원장은 "글로벌 대전환에 있어 공급망의 원활한 작동이 지연될 수 있는 점은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며 "팬데믹과 함께 정책 환경의 급변에 경제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적응이 지연돼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1990년대 이후 오랜 시간 시장의 논리에 의해 촘촘하게 형성돼왔던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효율성'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주요 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파악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의 최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추구하는 동시에 핵심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해서는 가능한 국내 공급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7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전 세계 경기가 회복 국면에 놓여 올해가 '글로벌 대전환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KIEP
 
그러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간결하게 만들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산업별 최적 네트워크 구성의 기본 원칙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간 신뢰 구축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실용적이고 유연한 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외교·통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신산업의 핵심 기술을 선도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공조의 불확실성도 유의할 부분으로 지목했다.
 
특히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미·중이 대립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양국의 제재 조치 영향에 대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우리 기술, 산업, 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전략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일수록, 정부는 최대한 우호적인 통상환경을 조성하는데 외교적 노력을 다함과 동시에 우리의 산업 역량을 제고하며 힘을 비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 글로벌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인식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저성장, 저출산, 양극화 등의 문제로 경제 활력의 저하에 직면해 있고 코로나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사회 구조 전반에 걸쳐 대대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국판 뉴딜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되는 거대한 개혁 프로그램"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탈탄소 경제로 대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을 제시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 세계를 대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라며 "뉴딜은 국내 문제로 한정될 대상이 아니다. 규제 산업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방안으로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7일 <뉴스토마토>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IEP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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