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자동차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과 강판 가격 인상 등에 따른 것이다. 당분간 완성차 업체의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가 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2023년형 XM3'는 기본모델의 가격이 1866만~2863만원으로 기존보다 79만~222만원 높아졌다. 기아는 이달 초 모하비 연식변경 모델 'The 2023 모하비'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보다 89만~177만원 높은 4958만~5871만원으로 결정했다.
지난달에 나온 한국지엠의 '2022년형 쉐보레 뉴 콜로라도'는 전체적으로 200만원 이상 올랐고
현대차(005380)의 '2022 싼타페'는 100만~180만원 정도 가격이 인상됐다.
디자인이나 성능 등에 큰 변화 없이 일부 기능이 추가되거나 약간의 디자인 변화만 있는 연식변경 모델이지만 가격이 100만원 안팎에서 많게는 200만원 이상 높아진 것이다.
XM3는 최상위 트림인 인스파이어를 추가하고 윈드 차음 윈드 쉴드 기본 적용과 안전콜 서비스 지원 기능을 지원하는 변화가 있었다. 모하비는 주요 부품을 바꿔 승차감을 개선하고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2열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기본화했다.
콜로라도는 새로운 외장색상을 추가하고 변속기 레버 디자인을 변경했다. 싼타페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과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후측방 충돌방지, 후석 승객 알림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지속적인 생산 원가 인상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입장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품을 구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하고 자동차 강판 가격은 지난해에만 톤당 17만원이 올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도 그렇지만 철강재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며 "원자잿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신차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차량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상황이 이어진 것도 자동차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차를 사려고 줄을 서는 소비자가 많으면 완성차 업체의 가격 인상 부담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자동차 가격 상승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이동헌 현대차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은 지난 13일 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작년 신차 공급 부족과 중고차 가격 급등 여파로 신차 가격이 상승했지만 중고차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는 초과 수요 지속 등으로 연식변경 모텔 출시에 맞춘 가격 대폭 인상으로 카플레이션(Car + Inflation)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공급과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자동차 가격 상승은 앞으로 2~3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