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효과가 작년 4분기 실적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해 식품업계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제품 단가를 인상한 가운데, 4분기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작된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 효과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식음료 기업들이 가격 인상 반영에 따라 양호한 4분기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상의 경우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세와 함께 진행돼 가격 전가력이 높을 것"이라며 "따라서 소비자 저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전망한
오리온(271560)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636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9.5% 성장한 1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리온은 업종 내에서도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더 빨리 받아왔는데,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국면에서는 마진 스프레드가 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며 "7월부터 원가율이 전년 대비 하락하는 점은 긍정적이고,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가격 인상에 따라 4분기부터 마진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097950)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한 6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10.8% 성장한 3286억원이다. 3분기 주춤했던 당기순이익도 4분기에는 16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식품부문은 원재료 투입 단가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판가 인상,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마진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칠성(005300)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5604억원, 영업이익은 277% 성장한 125억원으로 집계됐다. 탄산음료와 커피, 생수 등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과 저수익 제품의 품목수 정리 등으로 원부자재 부담을 일부 상쇄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곡물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부담 요인이다. 남미 작황 불안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추세고,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박상준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가시성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불안 완화와 전반적인 상품 가격 흐름, 미국 작황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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