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최근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비트코인은 한때 4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데드크로스가 발생하기도 했다. 데드크로스는 5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 대세하락을 상징한다. 코인당 4만 달러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9000달러와 비교했을 때 40% 이상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5,100만 원 선에 거래 중인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미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14~15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고용시장의 빠른 진전과 매파적인 신호들이 확인됐다”며 “이는 더 빠른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준 역시 지난주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을 통해 FOMC에서 양적긴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적긴축은 양적완화의 반대 개념으로 코로 이후 양적완화 정책으로 늘린 채권을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을 뜻한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온 당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시장금리)은 1.8%까지 올라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니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의 마켓 인사이트 총괄 노엘 애치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 동안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여러번 목격했다"며 "시장이 불안해지면 비트코인은 폭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시장 심리가 겁먹었다는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현금흐름 변동성이 높은 자산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암호화폐 규제가 급격히 진행되면 비트코인 가치는 0으로 수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코인 비관론자인 캐럴 알렉산더 영국 서식스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근본적인 가치가 없으며 투자보다는 장난감 같은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올해 1만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트코인이 잠재적으로 10만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비트코인은 금의 시장점유율을 계속 뺏어 갈 것이다. 향후 5년간 가치 저장 수단 시장에서 비트코인 점유율이 50%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10만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대체자산을 찾는 수요가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경우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JP모건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금 현물과 금 ETF 등을 모두 더한 금 전체 시가총액 수준까지 오른다면 가격이 14만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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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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