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7일 세무공무원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올해 세무사 시험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수험생인 2030 세대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공정' 이슈를 제기함으로써 자신을 좀 더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감사원에 세무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시험관리 업무에 대해 즉시 감사에 착수해달라는 내용의 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올해 세무공무원 면제 과목인 세법학 1부에서 일반 응시자들 중 82%가 넘는 과락(40점 이하)이 나오면서 세무공무원 응시자들이 대거 혜택을 봤다. 지난 5년간 평균 과락률은 38%에 불과했다.
안 후보는 "올해 세무사 시험 전반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요구한다"며 "세무사 시험 과정에서 세무공무원에게 특혜를 주는 불공정 요소가 없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 아니겠나"며 "다른 자격시험에 대해서도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연하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 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저희 문제에 대해서 분노하는 이유는 공정이 빠진 경쟁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공정을 시대의 화두로 삼고 청년을 위한다는 정치권에 실망한 저희들이다. 저희를 보듬어준 안철수 대표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했다.
안 후보의 이번 행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본인은 물론 가족 관련 불공정 시비로 논란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특히 여러 선거를 거치며 이미 검증된 자신의 도덕성을 효과적으로 내보이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불공정 타파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는 등 공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중이다. 그는 "취업비리, 고용세습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며 "부모 찬스, 돈 있고 힘 있고 빽(배경) 있는 자녀가 성공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제대로 실력을 가지고 평가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대학 입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취업에 이르기까지 불공정 때문에 좌절하는 청년들을 위해 "입시 제도에서 수시를 완전 철폐하고 의전원도 모두 없애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불공정 의혹을 낳고 있는 올해 세무사 시험 감사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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