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모비스의 불법파견 논란 후폭풍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충주공장을 비롯해 포승, 이화, 평택, 울산 등 전국 10개 사내하청업체들이 위장도급으로 파견업종에서 금지된 제조업 불법파견이라며 이를 시정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모비스 충주노동조합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일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에 현대모비스와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그린이노텍, 동우FC의 불법파견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현대모비스 하청업체 통폐합 간접고용 논란 확산
www.newstomato.com/ReadNews.aspx, △뉴스토마토 11월22일자 1면 '현대모비스 하청업체 통폐합/새회사 간판 달아준 이유는' 참조).
현대모비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충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모비스가 그간 충주공장의 하청기업들과 도급관계를 맺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실체는 위장도급이고 불법파견임이 낱낱이 드러났다"며 "수년간 현대모비스는 충주공장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지휘, 명령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충주공장 노동자들은 현대모비스 설비를 이용해 자동차 부속품 생산, 보전, 자재, 품질관리의 업무를 해왔고 심지어 현대모비스 소속 노동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충주노동조합이 9일 충북 충주시청 광장에서 현대모비스의 노동자 불법 파견에 관한 철저한 조사와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모비스는 최근 충주 1공장 협력 업체 8곳을 한 곳으로 합쳤다. 2공장 협력 업체는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중순까지 1공장 협력업체는 에코로드, 퓨어텍, 미산정공, 동진테크, 다온, 원테크, 드림텍, 에코텍 등 8곳이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이들 업체들을 올해 들어 '그린이노텍'이라는 회사로 합쳤다. 1공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데,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던 회사를 한개의 회사로 정리한 것이다. 문제는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이른바 인수합병(M&A)을 통해 조정이 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노조 관계자는 "충주공장의 하청업체들은 무늬만 독립적인 업체일 뿐 자동차 부속품 생산에 대한 특별한 전문성이나 기술성이 없다"며 "현대모비스의 기술과 지휘명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하고 그렇다보니 당연히 독자적 결정권한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환경에서 수년간 일해 온 충주공장 노동자들이 우리의 진짜 사용자는 현대모비스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충주노조는 조합원들을 주축으로 460여명의 노동자들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자들 다수가 충주 출신의 MZ세대 청년들이다.
실제 충주 공장 부지는 2012년부터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에이치엘그린파워 소유다. 모비스는 지난 8월 에이치엘그린파워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내부 공장 라인도 100% 모비스의 설비로 꾸려졌다.
노동법에서는 고용노동부로부터 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기업이 노동자 파견사업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생산공정에 노동자를 직접고용하지 않고 파견 받아서 사용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나아가 다른 지역 공장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 대구공장은 경창산업으로 바뀌었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계열사인 현대IHL가 소유하던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읍 테크노순환로7길10 일대 부지를 832억에 사들인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2019년 12월 이후 여전히 현대모비스 소유다.
현대모비스 포승공장은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포승공단로118번길 16에 위치해 있는데 이 회사의 MDPS 전용공장은 엠앤피에스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곳 역시 자사의 생산 거점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공장 부지도 2002년 11월부터 줄곧 모비스 소유다. 화성 공장도 이화모듈이란 회사로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모비스 사측은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불법파견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생산전문사와 적법한 도급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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