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이 1년2개월째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당국의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간 반도체 패권전쟁이 산업계 인수합병(M&A)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7개국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무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SK하이닉스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미국, 유럽연합(EU),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이제 중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달러(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지 1년2개월이 흘렀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사진/뉴시스
당초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으로 중국의 심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다른 경쟁 당국이 속속 심사를 마무리 짓고 승인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심사를 연말까지 끌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이 승인을 끌고 있는 것을 두고 미중간 반도체 패권전쟁이 기업의 인수합병(M&A)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반도체 업계의 M&A에 대한 견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반도체 산업의 대규모 M&A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전쟁과 각국의 반도체 산업 보호 기조 속에 견제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규모 M&A가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연내에 승인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승인 절차가 끝나면 인텔에 1차로 70억달러(8조원)를 지급하고 인텔 낸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과 중국 다렌 공장 자산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물론 앞서 7개국이 승인했기 때문에 중국이 승인을 불허할 명분이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다만 중국의 승인이 지연되면 인수대금 납입 등 관련 절차가 순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승인이 늦어질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 아직 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좀더 상황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심사 기간은 정해진 것이 없는데, 다른 경쟁국이 승인을 빨리 하면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지연되는 것처럼 보이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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