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가 빌린 돈이 역대 두 번째 규모인 52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부동산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서비스업의 대출이 폭증했고, 코로나19 충격에 은행에서 돈을 빌려 버티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1년 3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53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2조2000억원(3.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69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상승폭이다. 지난 2분기(42조7000억원)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고, 1년 전 대비로는 무려 164조7000억원(12.1%)이나 늘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증가폭이 확대되며 전체 증가폭이 커졌다"며 "제조업도 원자재 가격 상승, 설비투자 확대 전망과 함께, 상반기 결산에 따른 재무 관리로 지난 6월 말 기업들이 일시 상환한 자금을 3분기에 다시 대출을 받는 모습을 보이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형태별로는 법인기업이 689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비법인기업은 서비스업,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금이 늘면서 전 분기보다 11조1000억원 증가한 429조6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986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1조2000억원(4.4%) 증가했다. 이는 2분기(33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며, 역대 두 번째 상승폭이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이 13조8000억원 늘어난 32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또 도·소매업(8조원→10조6000조원), 금융·보험업(1조4000억원→4조2000억원) 등도 증가폭이 커졌다. 다만 숙박·음식점업(2조6000억원→2조2000억원)은 오름폭이 축소됐다.
송 팀장은 "3분기 서비스업 대출은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며 "도·소매업은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수요로, 부동산업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제조업 대출은 설비투자 확대 전망,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 분기 대비 7조7000억원(1.9%) 늘어난 412조5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식료품·음료(-1000억원→7000억원),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2000억원→6000억원) 등은 상승 반전했고, 금속가공제품(5000억원→8000억원) 등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화학·의료용제품(1조2000원→9000억원) 등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 대출액은 899조7000억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28조7000억원(3.3%) 늘었다.
시설자금 대출은 631조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23조5000억원(3.9%), 전년 동기 대비 78조원(14.1%) 증가했다. 이는 202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송 팀장은 "시설자금 대출이 역대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은 상업용 부동산의 시설투자 증가와 코로나 여파로 작년 2분기 이후 설비투자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영향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경우 전 분기 대비 28조3000억원(2.6%), 전년 동기 대비 87조7000억원(8.5%) 증가했다.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지난 분기보다 23조9000억원(6.1%) 늘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24조1000억)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1년 3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53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2조2000억원(3.5%)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부착돼 있는 대출 안내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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