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특검 수용'에 송영길 "철저한 검찰수사 강조한 것"
민주당 특검 관련 '엇박자'…이재명 독자 판단에 일대 혼선
2021-11-12 11:36:27 2021-11-12 11:58:54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후보의 '특검 수용' 발언에 대해 검찰과 공수처의 철저한 수사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이 후보가 관훈토론에서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는 말씀을 했다"며 "저는 그 취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그리고 공수처 수사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 후보 측 핵심인사인 정성호 의원이 전날 "조건부가 아니라 특검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 것과 다른 결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날 아침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를 통해 "저희는 검찰 수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온 것"이라며 "이 후보가 '조건부'를 강조한 이유도 '특검이 논의되면 검찰이 수사를 중단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특검으로 넘길 때까지 철저하게 계속 수사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옳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혼선이 있었지만 오늘 (송 대표가) 정리된 것으로 가겠다"며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우선이고, 그 결과를 보고 미진하면 특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이 후보의 특검 수용 발언은 사전에 당은 물론 선대위와도 일절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 판단에 따라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민주당이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야당과의 특검 논의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도 명분도 없다"며 "형식과 조건 따지지 말고 여야가 조속히 만나야 한다"고 특검법 논의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 수석대변인은 "지금 단계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것(검찰 수사결과)이 나오기 전에 특검으로만 가자는 것은 정쟁의 소지, 정치적 목적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그는 "한 번도 우리의 입장은 바뀐 적이 없다"며 "이 후보와 당 입장을 말씀드리는데 수사 결과를 전제로 한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야당과)필요하면 언제든 만나겠다”며 "특검의 대상과 시기 등을 만나서 충분히 논의하자는 취지다. 그런 절충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협상의 여지가 있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간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계속 만나고 있는데 특검 이야기를 논의한 적은 없고 슬쩍슬쩍 던지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도 추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화 왔는데 지금 시기에 만날 필요가 있는지 나는 전혀 못 느끼겠다"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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