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상회담 앞두고…미중, 모처럼 '기후대응' 한목소리

COP26서 양국 기후협력 깜짝 공동선언바이든-시진핑 첫 화상회담 예정…대만·경제·인권 등 난제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과 중국이 정상 회담을 앞두고 기후변화 대응에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대만 해협 등 외교 문제를 두고선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정상 회담이 미·중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양국의 기후변화 특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인식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몇 주 전에 대화하고 기후 대응 관련 목표를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선언과 관련해 양국이 10개월간 30차례 화상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에 열릴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이번 기후변화 공동선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각도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화상 정상 회담이 잠정적으로 오는 15일(미국 현지시간) 저녁으로 잡혔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화상 형식이기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얼굴을 맞대는 양자 대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2월과 9월 시 주석과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했지만, 양국의 정상회담은 취임 10개월이 되도록 이뤄지지 못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일 "중·미 관계는 중요한 역사의 고비에 있다. 양국이 협력하면 모두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다친다"며 "아태 지역은 냉전 시대의 대립과 분열로 다시 빠져들 수도 없고,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연일 대미 유화적인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중 충돌이 기본적으로 '패권 경쟁'의 성격이 강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양측의 간극이 너무 커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외교 분쟁으로는 대만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미·중은 대만을 둘러싸고 군사·정치적 긴장을 비롯해 무역, 첨단 기술, 공급망, 인권 등을 놓고 전방위적 갈등을 벌여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회담을 통해 대만 등을 둘러싼 양국의 대립이 돌파구를 찾기는 어렵다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출범과 쿼드(QUAD·미국·인도·호주·일본 비공식 협의체)를 두고서도 공방이 예상된다. 미국은 오커스 결성 이유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꼽았지만 사실상 중국에 맞선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목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중국은 오커스를 두고 "일부 국가가 해양 패권 수호를 위해 파벌을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쿼드 역시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용으로 여겨지는 만큼 중국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회담 의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비자 제한 완화, 핵무기 양자 대화와 무역갈등 완화 프레임워크 설치 등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양측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중미 양국은 화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안배와 관련해 긴밀히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모든 현안에 대해 한층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미·중 관계는 가장 복잡한 관계다. 경쟁적이면서도 협조적이고, 대립적인 것 등 다면적”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13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좌)이 악수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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