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빠른 경제 회복과 높은 물가 상승률의 지속을 근거로 내년 말 전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측근이자 연준 ‘2인자’로 알려진 클래리다 부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세 가지 필요조건이 2022년 말까지 충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신은 이날 그의 발언에 대해 연준 최고위층이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계획보다 이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클래리다 부의장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부분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뜨거운 노동시장”과 공급망 병목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다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두 차례 이상 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9월 FOMC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은 내년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점도표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내년 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불러드 총재는 내년 6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절차의 속도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테이퍼링이 끝나기 전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이 2023년 이전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결국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광범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신호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