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POSCO(005490)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도 주가 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POSCO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0조6370억원, 영업이익 3조117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5일 공시했다. 한 분기에 3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시장전망치 2.6조원을 크게 뛰어넘는 결과이기도 하다.
POSCO의 실적 증가는 철강 원재료인 철광석과 석탄 가격 상승에도 업황이 좋아 탄소강 판매가격(ASP)이 20%가량 상승, 영업이익률(23.1%)이 2010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좋았던 덕분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외풍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탄소 중립, 부동산 견제, 베이징동계올림픽 준비 등을 이유로 중국 정부가 철강 감산, 수출제한을 실행하면서 지난 5월부터 중국 내 철강가격이 꺾였다. 이에 맞춰 국내 철강주들도 약세로 돌아섰으며 POSCO는 28만5000원까지 추락, 8개월 전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국내 철강가격은 중국산 철강이 줄어들며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 계속 강세를 유지해왔다. 즉 현재의 주가 약세는 국내 철강회사들의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중국의 규제 여파로 국내 철강가격도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작 철강 소비 및 수요를 결정하는 주요 전방산업들의 내년 전망은 좋은 편이다. 건설업의 경우 올해 계획했던 주택 분양물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내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취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 등 해외건설 수주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관련 법안이 의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지만 예산이 삭감되더라도 일단 통과될 경우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조달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결국 풀릴 문제로 이와 함께 자동차용 철강 수요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조선은 이미 수주해놓은 배를 계속 건조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나쁠 게 없다. 후판가격 인상도 반영될 것이다.
여러 이슈를 종합하면 POSCO의 주가는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는 셈인데,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과도한 저평가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POSCO 주가가 5개월간 조정을 받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고, △겨울철 중국의 철강생산 규제 강화 △유럽의 전력난과 철강 생산 차질 △내년 상반기 중국경기 안정 등으로 철강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하락했고 여기에 배당정책도 좋은 종목이라면 배당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 무엇보다 POSCO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배당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은 “중장기 배당성향 30%를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배당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POSCO는 3분기까지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주당순이익(EPS)으론 5만8000원 이상이다. 여기에 4분기 약 1만원만 보태도 7만원을 넘나들 것이고, 이중에서 30%를 배당한다면 주당 2만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POSCO는 분기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1분기 3000원, 2분기 4000원을 지급했으며 지난 금요일 3분기엔 5000원을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4분기에도 최소 5000원은 배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가가 많이 하락했고 배당금도 증액하겠지만, 분기배당의 한계는 감안해야 한다. 연말 배당금을 노리고 지금 매수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1년 이상 보유할 의사가 있다면 고배당 투자로 손색없는 조건이다.
걸림돌은 POSCO가 경기민감주라는 점이다. 업황의 좋고 나쁨에 따라 실적 부침도 크기 때문에 배당 투자용으로 적합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지금은 좋다는 것, 또 당분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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