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방한한 넷플릭스 부사장…"망 대가 내고 있는 국가 없다"
망 사용료 대신 OCA 설치…기존 입장 고수
"천여 개 ISP서 OCA 이용 중…1년간 12억달러 절감"
실질적 망 대가인 OCA 운영비는 "협의 사항"
"SKB 소송 결과와 요금 인상은 별개"
2021-11-04 15:59:40 2021-11-04 18:26:51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망 사용료를 한국 외의 국가에서 지불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한국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를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ISP와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4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내는 국가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망 사용료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준 것이다. 타 국가에서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필드 부사장은 "기자들이 기록하고 있는 앞에서 당연히 사실 아닌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자신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 대신 트래픽을 줄여주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커넥트(OCA)'를 ISP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유발하는 막대한 트래픽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ISP에 기술적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140여 개국 1000여 개 ISP에서 1만4000대의 OCA를 사용하고 있다. OCA 개발에는 약 1조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망 사용료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OCA 설치를 거절한 바 있다. 
 
가필드 부사장은 "OCA를 도입하면 ISP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최소 95%에서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ISP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무려 12억달러(한화 약 1조4100억원)을 절감한 바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OCA는 동영상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CDN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망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필드 부사장은 "OCA 기술 덕분에 대부분 넷플릭스 회원들은 피크 타임에도 초당 3.2Mb 정도의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것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의 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실질적인 망 이용료인 CDN 운영비 지불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대답을 내놓았다. 가필드 부사장은 "OCA를 설치하는 것, 관련 디바이스와 기기, 기술을 ISP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관련된 비용에 대해서는 협상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OCA의 망 유지·보수비용까지는 넷플릭스가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ISP에 OCA라는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건데, 이 캐시서버 운영비용이라는 것이 전기세 정도"라고 했다. 
 
오는 12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또 다른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디즈니플러스'는 자체 CDN 없이 구글의 CDN을 이용하며, 이 CDN 운영 비용으로 망 사용료를 간접적으로 납부한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가필드 부사장은 망 비용과 이용 요금은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에서 패소할 시 발생할 망 이용료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가필드 부사장은 "법적인 결과나 네트워크 비용 지급을 구독료와는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며 "저희가 한국에 진출한 지 5년 이상 됐는데 한 번도 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요금 인상은 늘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가필드 부사장은 망 이용료를 부과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를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 "각 국가의 법을 존중하고 법에 따라 활동을 하게 된다"면서도 "미래를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현재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어 망 이용 대가에 대해 살펴달라고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존중하고 공감한다"고 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협상의 여지가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ISP와 협력하기를 원하고 여기에는 SK브로드밴드도 포함된다"며 "SK브로드밴드 측과 한자리에 앉아서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가필드 부사장의 간담회 발언을 전해 들은 SK브로드밴드 측은 입장문을 내고 "넷플릭스가 대외적으로 협상 의지를 밝힌 건 반길만한 일"이라면서도 "당사는 넷플릭스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번 방한에서 정부·국회·언론 등과 만남을 가지면서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당위성만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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