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넷플릭스 임원이 한국을 찾아 정부, 국회 등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망 사용료 부담과 관해서는 묵묵부답인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생태계를 지원하겠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망 사용료와 관련해서는 기술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여전히 비용 부담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글로벌 정책총괄부사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차례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은 넷플릭스에 망 이용료 부담과 관련한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국회 과방위 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국내 사업자에 역차별이 된다"고 설명하며 넷플릭스가 강조한 자체 기술 조치 부분은 망 사용료 이슈 이후의 문제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김영식 의원 역시 "인터넷망의 혼잡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사업자가 혼잡 유발에 따른 대가를 부담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사진 왼쪽)이 3일 이원욱 과방위 위원장(사진 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망 사용료 이슈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진행 중인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오픈커넥트(OCA)' 프로그램을 통해 통신사 부담을 덜고 있다는 입장이다. OCA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네트워크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회원이 자주 시청하는 콘텐츠를 미리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트래픽을 낮추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OCA를 이유로 망 사용료를 회피하자 SK브로드밴드는 지난 9월 넷플릭스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앞서 지난 6월 1심에서 승소했지만 넷플릭스가 협상에 나서지 않아 반소를 제기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딘 부사장은 이날 "망 사용료에 대해 SK브로드밴드와 소송 중이나 이는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며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유보적인 자세에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딘 부사장과의 면담을 취소했다. 조승래 의원은 "넷플릭스의 요청으로 면담을 계획했으나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등 현안에 대해 진지하고 개방적 태도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만남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에서 그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과방위 의원들을 만나며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딘 부사장은 전날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을 만나 "한국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대한민국의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고, 과방위 위원에게도 이러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도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며 오는 4일에는 국내 미디어 기자간담회를 연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들이 지난 9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반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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