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줄어든 재배면적과 기온변화에 따른 무름병 악재가 겹치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철 배추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가을배추 출하량 감소로 김장 물가가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날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노지채소 특성상 수급불안을 부추기는 요소도 산재한 상황이다. 정부는 김장철인 11월말에서 12월 초까지 김장채소의 시장출하량을 평시보다 1.37배 늘리고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등 수급안정에 주력할 계획이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7% 감소한 1만1893ha 수준이다. 생산량은 평년비 8% 줄어든 118만톤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을무 생산량도 평년보다 2% 감소한 38만톤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 보다 더욱 비관적인 전망치다. 통계청은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1만3345ha로 전년동기(1만3854ha) 대비 3.7%, 가을무는 5918ha로 지난해 (5147ha) 보다 15.0% 증가한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가을배추 11~12월 도매가격이 평년(2140원)보다 7~17% 가량 상승하는 등 포기당 2300~25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 배추는 9월 이전 정식 물량이 많은 강원·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무름병 피해가 나타나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우려가 큰 품목이다.
현재 무름병 사태를 보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는 특성상 기온 하락에 따라 추가 확산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다. 최대 주산지인 전남 등 다른 지역은 대체로 양호해 전반적인 작황이 평년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름철 고랭지무 생산 과잉으로 10월 가격이 낮아 가을무는 10월 출하가 감소하고 11~12월 출차량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봤다.
가을무 개당가격은 평년보다 하락한 900~1250원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주요 양념채소인 깐마늘의 경우 생산량이 평년보다 5.3% 감소한 31만톤 수준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21% 상승해 1kg당 7800원 내외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건고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11~13% 증가한 7만8000톤~8만톤 수준으로, 가격은 5~6% 하락한 1만500원 선에서 형성될 예정이다.
4인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22.1포기로 전년(21.9포기)와 유사하며 평년대비로는 3.2% 감소할 전망이다. 김장시기는 11월 상순 강원과 경기 북부 지역에서 시작돼 12월 하순에 마무리되고 11월 하순에 32%, 12월 상순에 30%가 집중될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재배면적 하락에 따라 주요 김장채소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김장 집중 시기인 11월 하순에서 12월 상순 기간 배추 시장 출하를 평시 대비 1.37배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하루 출하량은 190톤에서 260톤으로 늘어난다. 총 공급물량도 5200톤에 달할 전망이다.
또 수급불안시 정부비축 3000톤과 출하조절시설 물량 3500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채소가격안정제 물량도 추가로 공급한다.
무의 경우도 수급불안 시 비축물량 1000톤과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을 시장에 공급한다. 깐마늘은 비축물량 1000톤을 김장철에 우선 공급해 가격을 안정시킬 예정이다.
김장채소류 할인은 전년보다 확대해 소비자 비용부담을 완화한다. 11월 11일에서 12월 9일까지는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활용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김장채소류와 돼지고기를 20% 할인 판매한다. 할인한도는 지난해보다 1만원 증액한 2만원으로 한다. 전통시장은 할인폭을 기존(20%)보다 30% 확대해 비용부담을 경감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지난해 포함하지 않았던 양파, 대파를 할인 품목에 추가해 판매한다. 할인 물량은 전년보다 1.9배 확대해 총 1100톤을 방출한다. 할인율은 기존 6~39%에서 13~40%로 늘린다.
온라인 소비 증가 추세를 고려해 농협 온라인 쇼핑몰(농협몰)을 통해 김장기획전을 신규 진행하고, 공영홈쇼핑 채널을 통해 농협 김장데이 특집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장 배추·무에 대한 주기적 산지 작황점검과 함께, 농가 기술 지원도 강화해 나간다.
기상악화 또는 병해 발생 등에 따른 작황 급변에 대비해 산지기동반과 농협 현장점검단을 활용한 작황 점검도 지속한다. 작황예측협의회를 통한 작황 변화도 상시 점검한다.
농촌진흥청과 지방 농업관계기관으로 이뤄진 현장기술지원단을 통해 병해충 방제, 이상기상 대응, 물관리 등에 대한 농가 기술지도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해 김장채소 수급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관리할 계획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가격상승 가능성이 있는 주요 김장재료 공급을 충분히 확대해 김장철 수급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하면서 "김장재료에 대한 할인 폭도 확대해 소비자 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345ha로 전년동기(1만3854ha) 대비 509ha(3.7%) 감소했다. 사진은 판매 중인 배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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