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외국인의 순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선 본격적인 상승추세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시장 달래기에 기술적 반등이 나왔지만 반도체 비관론이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7845억원, 2453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 4위에 올랐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5월 말(5월31일~6월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외국인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정점 논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를 지속 팔아왔다.
지난달 5일부터 14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순매도했고, 지난달 5일 장중 최고 8만33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8월20일 7만2700원까지 내렸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8월13일 장중 9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저점 대비 각각 주가가 6.62%, 7.19% 상승하며 지난달 하락 폭의 절반가량을 되돌렸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지난달 급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들어 외국인의 수급이 변화됐지만 반도체주들의 추세 상승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비중 줄이는 증권가…반도체 비관론 여전
4분기에도 반도체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포트폴리오 내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비중을 높이던 증권사들이 9월 들어 반도체 비중을 축소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등록된 각 증권사의 종목·섹터별 비중조절 값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들의 ‘반도체 패닉셀’로 반도체 주들이 급락할 당시 증권가들은 반도체 비중을 전월 대비 평균 7.6%나 올렸다. 그러나 9월 들어 반도체 비중을 평균 1.22% 축소했다.
교보증권이 모델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축소를 제안했으며, 유안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을 전월 대비 축소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고, 추세가 제한될 가능성을 감안해 삼성전자의 투자 비중을 과감하게 낮춰 변동성 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알파수익 추구의 에너지를 충전시킬 필요가 있다”며 “개별기업의 투자 활동에 따라 성장가치가 재평가되고, 시장국면과 무관한 절대수익 달성에 초점을 맞추는 운용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들에서 발간한 리포트에서 언급됐듯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일단락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리포트 내용처럼 지금 반도체 업종을 매도해야 한다는 의견은 쉽게 동의 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경기 사이클 확장은 명확하게 연초가 정점이었고, 2분기부터 둔화되고 있었던 만큼 반도체 사이클도 이미 연초 급등이 랠리의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는 투자·생산에 필요한 핵심 중간재로 내구재주문이 정점에 달했을 때 비중을 줄이면 나쁘지 않은 타이밍에 비중을 축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Micro 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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