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업계 처음으로 체크카드 추가·재발급 시 발급 비용을 부과한 하나카드가 수수료 면제 조치를 상시화한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올해 종료되는 체크카드 수수료 부과 면제 조치를 내년에도 계속 시행할 방침이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해 7월부터 개인 회원이 체크카드를 추가 및 재발급할 경우 2000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수수료 부과 유예 기간을 둬 올 연말까지 추가·재발급 하더라도 익월까지 1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캐시백해 주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하나카드는 올해 면제 조치를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내부적으로 면제 조치를 종료하지 않고 추후에도 상시 적용하기로 검토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건 체크카드 이용 고객 감소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체크카드 추가 발급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다른 카드사로 회원이 이탈하는 경우가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간편결제 업체로 잠재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체크카드의 경우 잠재 고객인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온라인 결제 사용이 많은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이용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7%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토스 등 전자금융업자가 보유한 선불충전금 잔액도 올 3월 기준 2조4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대비 41.2% 확대됐다.
반면 지난해 카드결제 이용액은 87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상승하는데 그쳤다. 체크카드 발급수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체크카드 총발급수는 6403만매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발급수는 1103만매로 전년 대비 약 6만7000매 줄었다.
휴면카드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기준 휴면카드수는 8539개로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휴면카드는 989개로 전년 대비 180여개 증가했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말한다.
하나카드 측은 1만원 이상 결제 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정책만으로 카드가 남발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프로모션 상시 적용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부과된 수수료를 돌려받기 위해 카드를 사용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올해도 목표를 충족하면 4분기 즈음에 수수료 면제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가 체크카드 추가 및 재발급 시 부과하는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조치를 상시화할 계획이다. 사진/하나카드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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