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이 전술핵 재배치 공약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홍준표, 유승민, 안상수 후보님, 전술핵 재배치, 핵공유라니요"라며 "너무 위험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선거라지만 안보상황을 악용해 표를 얻으려는 위험천만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며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꾸준하게 추진해온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근거를 상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과 심각한 외교적 마찰을 초래하게 된다"며 "미국이 이를 수용할 리 없고 특히 트럼프 정부와 달리 핵무기 비확산 정책을 추구하는 바이든 정부는 이에 호응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는 "심지어 전술핵무기는 재고조차 없다"며 "미국은 현재 본토 및 유럽에 전투기 탑재용 B-61 계열의 중력투하탄 480기 정도만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1년 950기에 달했던 한반도 배치 전술핵무기는 전량 철수해 폐기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악용해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적대적 대결의식에 편승해 실현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위험천만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말로만 당당한 핵 협상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진전시킬 수 있는 실용적 대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며 "아무런 안보, 외교 식견도 갖추지 못한 전형적인 포퓰리스트가 안보 포퓰리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기막힌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럽 나토(NATO) 5개국에 전술핵이 재배치된 경위나 제대로 알고 그런 말 하나"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미국은 독일, 벨기에, 이태리, 터키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핵공유 협정을 맺는 바람에 나토 전선에 공포의 핵 균형이 이뤄졌고 러시아는 핵미사일을 상당수 철수하게 된다"며 "북한의 핵 위협은 나토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친북 성향의 이 지사만만 그걸 모르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지난 5년간 국민들을 속이고 위장평화 회담으로 북핵을 마지막 단계까지 발전시켜 놓고 아직도 평화타령으로 국민들을 또 속이려고 하냐"며 "평화는 힘의 균형이 이뤄졌을 때 비로소 무장평화 시대가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부 좀 더 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 역시 이 지사를 향해 "나토식 핵공유, 전술핵 재배치, 사드 배치 등은 저의 일관된 안보공약"이라며 "오늘 이 지사는 이를 두고 위험한 포퓰리즘, 실현 불가능, 전쟁세력이라고 비난했는데 상대방을 비난하기 전에 이후보의 대안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이 돼버린 절멸의 위기 상황에서 이 지사는 핵억지력 없이 무슨 수로 북한 핵미사일을 없애겠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설마 북한은 남한을 향해서는 같은 민족끼리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말만 잘하면 북한이 핵미사일을 스스로 없앨 것으로 순진하게 생각하냐"면서 "이 지사의 대표공약인 '기본 시리즈 포퓰리즘'부터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누구한테 포퓰리즘을 말하는지 기가 막힌다"고 덧붙였다.
28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전술핵 재배치 공약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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