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 세계 곳곳 환경분쟁을 겪는 바다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이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린피스에는 3척의 배가 있다. 레인보우 워리어 3호·아틱 선라이즈호·에스페란자호 등 3척의 환경감시선이다.
환경감시선은 먼 바다에서 고래나 상어같은 보호종을 남획하는 현장을 찾아 고발한다. 석유시추선이 북극 등 자칫 오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지역에 들어가는 행위를 직접 저지하기도 한다. 북극·남극·인도양 먼 바다 등 과학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환경감시선의 주요 임무다.
국내에는 2010년대 이후에만 2011년·2013년·2015년·2016년 네 차례 방한했다. 원전 추가 건설 반대 등의 탈핵 캠페인을 벌였으며, 기습시위로 수사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린피스의 상징인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 3호가 2015년 10월9일 오후 부산항 1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연식 항해사는 한국인 최초의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선원이다. 2015년 김 항해사가 일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 한국인은 5명으로 늘었다. 환경감시선은 다양성을 중시해서 피부·인종·국적·성별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30개 이상 국적을 가진 선원들이 생활한다.
김 항해사는 2016년 북극 빙하 앞에서 이탈리아 작곡가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북극애가’ 촬영 캠페인에 참여했다. 2017년엔 아마존 산호지대 조사, 2018년 남극 해저 조사 및 크릴 어선 저지 캠페인, 북태평양 플라스틱 쓰레기섬 조사를 진행했다.
201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과 북극해 얼음 기후변화 현황 조사, 2020년 대서양 해산 ‘베마’ 조사, 2021년 인도양 불법 어업 감시 등으로 7년간 전 세계 바다를 누비고 있다.
2015년 겨울 그는 처음으로 에스페란자호를 타고 칠레를 찾았다. 칠레 사람들에게 빙하는 밀접하지만, 광산 채굴량이 늘면서 기후변화에 자원개발까지 더해져 칠레 빙하는 빠르게 녹고 있다. 에스페란자호는 빙하 보호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김연식 그린피스 항해사가 동료 선원들과 빙하지대를 탐사하고 있다. 사진/김연식 항해사
이듬해 여름엔 아틱 선라이즈호가 오스파 위원회를 앞두고 북극과 가까운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로 향했다. 이 곳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촬영 캠페인을 진행했고, 오스파 위원회 회의장에서도 상영된 이 영상은 주요 외신은 물론 한국에도 보도되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웠다.
2017년 겨울, 브라질 북동부 벨렘항에 입항했으나 항만청과 갈등을 빚으며 수일간 심문에 시달렸다. 다국적 석유기업에 맞서 거대 산호지대를 촬영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항로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다행히 촬영한 사진 공개 일주일 만에 브라질에서만 3만명이 아마존 하구 석유 시추에 반대하는 청원을 브라질 정부에 제출했다.
다음해 봄엔 아틱 선라이즈호가 남극을 찾았다. 고래와 펭귄과 크릴이 주인인 이 곳에서 아틱 선라이즈호는 한국 국적, 우크라이나 국적의 크릴 어선을 저지하려 시도했다.
그해 가을 아틱 선라이즈호가 향한 곳은 북태평양의 플라스틱 쓰레기섬이다. 온갖 해양쓰레기가 조류로 인해 모이면서 한반도의 7배 면적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섬이 만들어진다. 이 곳 조사에서 한자·일어는 물론 한글이 적힌 플라스틱 쓰레기도 다수 발견됐다.
그린피스 에스페란자호 선원들이 촬영한 단체사진. 사진/김연식 항해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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