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애국가 4절 완창'을 강조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등 강한 보수 주자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클릭' 행보가 후보 본인은 물론 국민의힘 자체의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당초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대선 출마선언에서 이러한 기대를 깨고 강한 보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최 전 원장의 '찐보수' 이미지는 지난 4일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애국가를 '열창' 모습을 통해 여실히 나타났다. 최 전 원장은 애국가를 부르는 과정에서 6·25전쟁 영웅인 부친 고 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과 자신이 함께 찍은 사진과 가족들이 명절 때 한자리에 모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을 함께 보여주며 '애국' 이미지에 방점을 찍었다.
이후 최 전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국가를 원래 열창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제가 애국가 부를 때마다 가사에 제 마음이 감동돼서 저절로 그렇게 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명절 가족 모임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는 것에 대해선 "아버님께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가를 끝까지 다 부르자'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국가주의와 전체주의를 강조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최 전 원장은 "나라를 사랑하는 것과 전체주의와는 다른 말"이라고 일축했다.
최 전 원장은 또 역대 대통령 가운데 헌법 가치를 가장 잘 지킨 대통령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그는 "헌법 가치를 가장 잘 지킨 대통령은 건국의 기초를 놓았던 이승만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며 "공과가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기초를 놓았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전 원장은 강한 보수 이미지를 의식한 듯 균형접힌 시각으로 오랫동안 법관 생활을 해왔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강보수' 이미지가 '집토끼' 공략에는 효과적이지만, 본인은 물론 국민의힘의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중도와 개혁보수로 외연을 확장해야 할 시점인데, 이 때 새롭게 수혈되는 인물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중도층을 끌어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입당하고 보니 극도의 보수주의자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당내 이념적인 지평을 넓혀 놓고 경선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경선 과정에서 당이 내상을 크게 입을 수도 있다. 내부에서 보수 이념 경쟁이 심해지면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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