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이민우 기자] 역대 최악의 ‘2018년 열돔 현상’이 또 다시 재현되면서 ‘40도’ 이상의 무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특히 무더위로 인한 하루 평균 환자 신고도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7일까지 온열질환자는 총 436명에 달한다. 이 중 열사병 추정 사망은 강원 3명, 경북·경기·서울 각 1명씩이다.
특히 폭염 재난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된 지난 12일 이후 일주일 동안 열사병 추정 사망자가 3명 신고됐다. 일평균 환자 신고도 '3.5명'에서 '36명'으로 10배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당국의 예보를 보면, 19일 전국에 비가 내린 뒤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당분간 매우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전망이다. 즉, 장마가 끝나는 이번 주에는 지난주보다 심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더욱 오르면서 폭염특보가 확대되거나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더위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과 겹치면서 '찜통더위'를 피해 집콕 휴가를 택한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모(34세) 씨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집안 휴식을 택했다. 푹푹 찌는 '찜통더위'에 집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 모(45세) 씨도 휴가계획을 집콕으로 변경했다. 4차 대유행과 무더위로 집안 에어컨을 택한 셈이다. 이씨는 "전날 밤 열대야에 연신 밤잠을 설치다 참다 못해 에어콘을 틀고 잤다"며 "코로나 걱정에 무더위도 걱정, 전기요금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폭염은 이번주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오후부터는 뜨거운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영향이 더해지는 '열돔현상'으로 더위가 한층 심해질 거라는 분석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7일까지 온열질환자는 총 436명이라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열돔은 지상 5~7㎞ 높이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열돔이 발생하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높은 기온이 며칠간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8년 열돔 현상으로 인해 40도에 육박한 역대급 더위가 발생한 바 있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판매량도 급증 추세다.
이날 전자업계에 따르면 A유통업체는 지난 8일과 14일 사이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대비 225% 급증했고, 같은 기간 B 유통업체 역시 전년 동기보다 18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짧은 장마 이후 갑작스런 무더위에 여름가전 구매 문의가 급증했다"며 "올해 여름은 유독 더울 것으로 예측돼, 미리 제품을 구매해야 희망하는 날짜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태어난 2세를 위해 에어컨을 추가 구매한 은행원 박모(38세) 씨는 "작년 여름에는 거실에 설치된 스탠드형 에어컨 1대와 선풍기 2대, 써큘레이터 1대로 버텼는데, 올해는 무리일 것 같다"며 "애기도 태어나고 아내가 너무 힘들어해 안방에 에어컨 1대를 추가 설치했다"고 토로했다.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전력 과부하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5시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변압기 과부하로 인한 정전이 발생해 전체 1170세대 중 330세대에 18시간가량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은 바 있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청와대 주례회동을 통해 “이번 주 예비전력이 최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력 수급을 면밀하게 관리하면서, 정비 중인 원전의 조기 투입과 함께 수요관리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폭염이 이어진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이민우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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