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포스트 "K팝 세계 어떻게 정복했나" 비결 분석
2021-07-19 09:03:06 2021-07-19 09:56:2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TELL ME TELL ME 자꾸만 듣고 싶어 계속 내게 말해줘'
 
'SORRY SORRY 내가 내가 내가 먼저 네게 네게 네게 빠져'
 
두 눈을 의심할 한국어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홈페이지 전면에 배치됐다.
 
네온사인처럼 디자인한 '케이팝'이라는 한글,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 모양, 방탄소년단(BTS)의 '야광응원봉(아미밤)' 로고를 제목과 함께 배치하는 이례적인 편집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17일(현지시간) WP는 'K팝은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나'라는 제목의 그래픽 기사를 홈페이지 첫 화면 한복판에 내걸었다.
 
WP는 뇌리에 각인되는 노래와 포인트 안무, 소셜미디어에 최적화된 현란한 뮤직비디오, 적극적인 대규모 팬덤 등을 K팝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특정 선율이 반복되면서 귀에 쏙 들어오는 '후크송'을 첫 요인으로 꼽았다. 원더걸스의 '텔 미'와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를 사례로 거론했다.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 교수는 "특정 구절을 반복함으로써 뇌리에 박히는 K팝의 특징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시대에 최적화된 현란한 뮤직비디오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소녀시대의 노래 'Gee'의 뮤직비디오를 8세 때 접한 해외 K팝 팬인 제이슨 응우옌은 "그룹 멤버들의 안무와 화려한 의상에 매료됐다. 미국 팝뮤직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K팝 팬들이 만든 2, 3차 콘텐츠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곡의 인기를 끌어올린다.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에 등장하는 국제수화 퍼포먼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BTS와 함께 작업한 시에나 라라우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트렌디한 댄스가 K팝을 K팝으로 무엇"이라며 "콘텐츠가 '왕인 시대'인 오늘날엔 음악에서 움직임이 중요해지는 현상임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달 13일 기준 유튜브에서 발매 24시간 이내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뮤직비디오 10개 중 9개는 BTS와 블랙핑크 음악이다. 유일하게 10위권에 든 건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ME!'로 8위다.
 
WP는 저작권을 포기하고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K팝 열풍을 도왔다고 분석했다. 유튜브에서 첫 10억뷰를 넘긴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예를 들었다. 현재 '강남스타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5위에 올라 있다.
 
K팝 관련 트윗은 지난달 75억 건으로 급증했다. 2010년 7월 500만 건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급격한 성장이다. J팝과 달리 K팝은 소셜미디어 등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고 WP는 분석한다.
 
디지털 공간에서 대규모 팬덤의 적극적인 활동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짚었다.
WP는 "충성도가 높은 팬들은 서로 더욱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 '총공(Total attack, 음원 출시가 되면 무제한 스트리밍 등을 돌리는 팬덤의 조직적 행동)'과 같은 팬덤 문화로 아티스트를 지원한다"고 했다.
 
BTS '버터' 뮤직비디오가 24시간 만에 1억 820만 뷰를 넘어선 것을 사례로 들었다. 기록만 놓고 보면 비틀스와 잭슨5, 저스틴 팀버레이크 같은 세계적인 팝스타의 고지라고 짚었다.
 
WP는 조지 플로이드 사태 때 블랙핑크 팬덤의 '블랙리브스매터(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해시태그 전개', 방탄소년단 팬덤의 100만달러 모금활동 등을 들며 K팝 팬덤의 사회참여적 활동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 'K팝은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나' 상단 인포그래픽. 사진/워싱턴포스트(W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