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가 준비한 여름 마케팅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며 실외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격상되면서 비대면 중심의 마케팅 기조는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11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대폭 늘며 12일부터는 2주간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조치가 4단계가 적용된다. 규제 격상 시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2명까지만 가능하며, 다중이용시설에선 이용 인원이 면적 규모별로 제한된다.
최고 수위의 조치로 인해 카드사들의 사업 방향도 수정될 전망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마케팅에 투입할 재원을 사전에 충원하고자 채권 발행 한도를 잇따라 늘렸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채권 발행 한도를 2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롯데카드도 같은달 무보증사채 발행 한도를 2조원으로 증액했다. 올 초에는 우리카드가 무보증사채와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각각 3조1000억원, 2조9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격적인 영업을 위한 자금 실탄을 마련하며 이달부터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꺼냈다. 신한카드는 워터파크 및 아쿠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달까지 전국 26개 워터파크에서 결제를 하면 최대 50%까지 이용권 할인을 해준다. 또 6개 아쿠아리움에서 입장권 및 이용권을 현장에서 구매 시에도 최대 30% 할인 혜택을 선사한다.
국민카드는 해외여행을 겨냥한 행사를 실시한다. 8월말까지 국민카드 라이프샵 항공 홈페이지에서 국제선 항공권을 결제하면 5% 즉시 할인해 준다. 삼성카드는 이달 말까지 삼성카드로 에버랜드 이용권 결제 시 절반 가까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도 다음달 29일까지 반려견 테마파크 '강아지숲' 야간개장 입장권 현장구매 시 최대 15%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당분간 코로나 확산세가 걷히기 어려운 만큼 오프라인 중심의 마케팅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측에선 이미 코로나 확진자가 2000명까지 넘어설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인식 하에 카드사들은 다시 비대면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소비가 억눌리며 나타나고 있는 보복소비를 겨냥해 명품, 자동차, 인테리어, 가구 등을 중심으로 소비를 유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을 더 강화한다는 지침을 내린 건 아니지만 온라인이나 비대면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준비한 여름 마케팅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효과를 보기 어렵게 됐다. 사진은 대구 달성군 스파밸리 워터파크에서 코로나 감염 예방 모의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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