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권출마 선언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가족논란에 머리 숙여 사과했다. 대권주자에게 필수적인 '도덕성 검증'이 시작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날 출마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는 국정운영이 벼락치기 공부로 되지 않는다며 "더 공부하시라"고 충고했다.
이 지사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들호텔에서 열린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 국민면접 제1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우리 가족에게 폭언을 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에 따르면 과거 형 부부는 이 지사의 직위를 이용해 이권을 챙기려 시도했다. 이 지사는 이 사실을 알고, 시정개입을 막기 위해 '접촉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형 부부는 어머니를 폭행하고 이 지사의 배우자에 패륜적 욕설을 했다. 분노한 이 지사가 형 부부 측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면서 욕설로 되받아쳤는데, 이 대화내용이 공개되면서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갈등의 최초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이권개입을 막다가 생기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주시고 제 부족한 점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고 깊이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 지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가족문제에 대한 사과를 한 건 처음이다.
특히 이 지사는 이야기를 하던 중 잠시 눈을 감고, 떨리는 목소리로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도 보였다.
이 지사는 "제가 참기가 어려워서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며 "당시 공직자를 그만두는 것도 각오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세월이 한 10년이 지났고 저도 많이 성숙해졌다"며 "어머니와 형님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앞으로 다신 그런 참혹한 현장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지사는 전날 출마선언한 윤 전 총장에 "지금 특수과외까지 받으시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는데 국정이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익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에 "좀 더 열심히 공부하시라"고 충고했다.
이 지사는 현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동산정책 실패를 꼽았다. 그는 "실제 수요가 있는 경우엔 실거주 1주택, 기업 업무용 부동산 등에 대해선 조세 부담을 대폭 감소시켜 드리고 금융제한도 완화해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세금의 감면과 금융제한 완화라는 게 다른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총량으로는 비필수 부동산에 대한 금융제한, 또는 세금 부담 강화, 거래 제한 강화가 더 엄격하게 강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선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인데, 정작 정책집행자들이 투기에 몰두한다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기도청에서는 미필수 부동산을 소유한 공직자를 파악해, 승진에서 제외시키는 등 강도높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권출마 선언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가족논란에 머리 숙여 사과했다. 대권주자에게 필수적인 '도덕성 검증'이 시작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날 출마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는 국정운영이 벼락치기 공부로 되지 않는다며 "더 공부하시라"고 충고했다. 사진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후보가 박수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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