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수도권 새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이 한 주간 유예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고민에 빠진 형국이다.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지자체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만큼, 피서객을 맞이해야할 다른 지자체들로서는 확산세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 창궐과 20~30대 젊은 층의 확진 비율이 ‘전체의 55.3%’를 차지하는 등 여름 휴가철은 대유행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30일 <뉴스토마토>가 새 거리두기 시행에 대해 감염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노 마스크’ 등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오히려 확산세를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새 거리두기 개편을 한주 미루면서도 예방접종 인센티브는 전국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늘 코로나 확진자가 700명대를 넘겼고,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20~30대 젊은 층의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전파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노마스크 등 백신 인센티브는 너무 이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6월 4주(20~26일) 이후의 신규 확진자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은 전국 발생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인구 10만명당 13.9명으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30대 11.7명, 40대 10.4명 등의 순이다.
활동량이 많은 20~30대의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여름 휴가철 방역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셈이다. 수도권에서 쏟아져 나온 젊은 층들의 지역 사회 전파로 자칫 코로나 대유행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 숙박 플랫폼 업체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97.3%가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답답함과 우울감을 덜어내기 위한 보복 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주간(6월 20일~26일) 국내 '델타형 변이'에 감염된 환자는 73명 추가 발생으로 총 263명이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20대 중심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천은미 교수는 "방역완화를 하게 되면 확진자는 더 늘 수 밖에 없다. 코로나가 더 퍼진 다음에 강화하는 것은 지난 3차 대유행 때와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과장도 "지금처럼 환자가 폭주하는 상황에서 방역을 강화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에는 사람이 많이 몰려서 특히 방역에 대한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경각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30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사회활동이 높은 연령층이니 당연한 것"이라며 "내일도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30일 <뉴스토마토>가 감염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결과,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 휴가철이 코로나 방역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제주도 한 해수욕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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