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재차 선을 그으면서 당정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민주당과 하위 70%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정부 입장 간의 절충안 가능성도 높은 분위기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서는 추가로 걷힐 세수가 30조원 초반으로 예상하는 등 해당 범위 내에서 편성한다는 입장이다.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포함한 전체 추경 규모는 당정 논의를 거쳐 7월 초에 제출될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여당이 내민 보편 지원보다 피해 계층에 자금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차 밝힌 셈이다.
초과 세수 규모에 대해서는 30조원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과 세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과세가 유예된 데 따른 부분과 경기회복세로 인한 법인세·자산시장 세금이 더 들어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홍 부총리는 "(초과 세수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긴축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라며 "경기 회복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고 초과 세수 범위 내에서 추경을 편성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규모에 있어서는 여당안(33~35조원)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22일 "이번 추경은 대략 33조~35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소상공인 피해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제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기재부는 70% 선별 지급, 민주당은 전 국민 지급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난지원금을 하위 70% 가구에만 줄 경우 10조원 가량이, 전 국민에게 지급할 경우 15조원 안팎이 소요될 전망이다.
선별지급의 보완책으로 제시되는 신용카드 캐시백도 당정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캐시백은 카드 사용액이 지난 2분기보다 많을 경우 증가액의 1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소비 진작책이다.
기재부는 소득 상위 30% 가구에 재난지원금 없이 신용카드 캐시백 혜택만 30만원 한도로 주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신용카드 캐시백 혜택을 50만원 한도로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정이 7월 2 차 추경 편성, 8월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한 발짝씩 양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과 하위 70% 선별 지급을 절충한 '소득 하위 80% 선별 지급'이 유려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미정인 사안으로, 다음주에 상세히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은 대화중인 김부겸(오른쪽)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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