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관련 분야에 대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상용화 시점도 기존 목표보다 3년 앞당기는 등 일찌감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 전시된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진/현대차그룹
16일 업계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로이터가 주최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에어택시 서비스가 2025년 이전에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버와 2028년까지 에어택시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기존 목표를 3년 앞당긴 셈이다. 현대차는 당초 2023년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저소음 전기 항공기 시범 운항에 이어 5년 뒤 LA올림픽에서 실제 전기 모터 기반의 에어택시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는 "현대차는 혼잡한 도심에서 공항까지 5~6명을 수송할 수 있는 전기배터리 기반의 에어택시를 개발 중"이라며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 모터가 제트엔진을 대신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확신에 차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중에는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다임러, FCA 등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이 UAM 시장에 진입을 선언했다. 다만 자체 브랜드로 참여하는 기업은 현재까지 현대차가 유일하다.
제너럴모터스의 경우 최근 CES에서 eVTOL의 자체제작을 발표했으나 단거리 전용에 국한된 멀티콥터 형태로 효율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토요타의 경우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에 지분투자 형태로만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UAM 사업에 있어 우버와 연대하는 그림을 그렸으나 우버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항공사업 부문을 조비 에이에이션에 매각하면서 생산, 운영, 인프라 시장에 모두 자체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현대차그룹의 UAM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전기차, 수소전기차, 충전인프라, UAM, 자율주행 등에 2025년까지 총 74억 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UAM 투자 액수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최소 조 단위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하반기 워싱턴DC에 UAM 사업을 전담할 현지 법인 출범도 계획중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10일 서울시와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서 현대차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와 UAM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들과 함께 한국형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항공안전기술원과 협력해 UAM 기체 및 인증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세계 UAM 시장은 지난해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640조6400억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로 보면 30.7%에 달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도 글로벌 UAM 이용 승객이 2030년 1200만명에서 2050년 4억45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30년이 되면 땅에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달리고 하늘에는 UAM이 날아다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국내 여건상 UAM은 국내 법상 규제 완화, 개정 등이 필요해 국내 보다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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