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분야와 관련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두 차례 미국 출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점검에 나섰고 SK그룹, 포스코그룹 등과 수소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전기자동차·수소경제·자율주행 등 미래차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오후 그룹 전용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에서 미국 동부로 출국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4월
현대차(005380) 미국판매법인과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현지생산 및 공장증설 여부 등을 점검했다.
이번 출장에서는 보스턴, 뉴욕 등 미국 동부지역을 방문해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 미국 사업 진행상황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스턴에는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 및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인수한 로봇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가 위치해있다.
또한 미국시장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점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025년까지 5년 동안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생산을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외에 △수소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도 자금을 집행한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수소 분야에서도 주도권 확보를 위해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올해 2월 최정우 회장, 3월 최태원 회장과 연이어 회동하면서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지난 3월에는 중국 광둥성 위에슈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HTWO 광저우’ 기공식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해외에 건설하는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정 회장의 최근 적극적인 행보는 미래 모빌리티 선두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면서 “올해를 미래 성장을 가름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EV6 등 전용 전기차 라인업으로 미래차 전환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의 합작법인인 모셔널을 통해 2023년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등 당초 계획을 실현한다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심에 위치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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