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곤두박질 칠 때…달나라 간 미국 우주항공주
유인 우주비행 가시화…버진 갤럭틱, 한달새 55% 급등
미국 주도 '유인 달 탐사' 본격 가동…"상승 추세 지속될 것"
2021-06-02 06:00:00 2021-06-02 06:00:00
[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가 본격 가동되는 가운데 우주항공산업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오는 2024년까지 달에 다시 한번 인류를 보낼 목적으로 추진 중인 우주 계획이다. 미국의 주도하에 호주, 캐나다, 일본,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영국,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 등 9개 나라가 연합한 프로젝트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이후 우리나라도 10번째 참여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이 지난 5월 한달간 평균 20%에 달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우주 산업주는 버진 갤럭틱 홀딩스와 L3 해리스 테크놀러지, 노스롭 그루만 등이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주와 암호화폐 수익률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대표적인 기술주인 테슬라(TSLA)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지난 한달간 8.71% 급락했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경우 글로벌 규제 압박 등의 악재로 37% 폭락했다.
 
버진 그룹 소속의 민간 우주 기업으로 유인 우주비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진 갤럭틱 홀딩스 Class A(SPACE)의 주가는 지난 5월 소위 '달나라'로 날아갔다. 한달 새 주가가 55%나 급등한 것. '투더문(To the moon)'은 달에 닿을 만큼 가격이 오른다는 뜻으로 미국 투자자들의 은어다.
 
버진 갤럭틱은 테슬라의 스페이스X, 아마존의 블루오리진과 함께 3대 민간 우주항공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버진 갤럭틱은 지난달 22일 유인 우주선의 우주 궤도 비행에 성공했다. 버진 갤럭틱은 연내 승객 6을 태우고 두 번째 시험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 비행 서비스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600건의 예약이 잡혀 있다.
 
L3 해리스 테크놀러지(LHX)는 항공, 위성, 방산 및 통신에 필요한 전자 시스템과 광학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4월 말 209달러대였던 LHX의 주가는 한달 후 218달러까지 올랐다. 노스럽 그러먼(NOC)의 경우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로 전투기 등 항공기와 군함을 제작하며 우주 추진체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노스럽그러먼의 주가는 지난 4월 말 340달러에서 현재 365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우주를 테마로 내놓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선방한 모습이다.  '아크 우주 탐사&혁신 ETF(ARKX)'는 자산의 80% 이상을 세계의 우주 탐사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출시 직후인 지난 3월 말 주가가 21달러를 찍었다가 5월 중순까지 10% 빠졌진 이후 반등에 성공한 모습니다.
 
이 밖에 모멘터스의 경우 미국 우주선제조 및 우주화물 회사로 비상장 회사다. 로켓에 운송할 물품을 실어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테이블로드(SPAC·스팩)과 스팩 상장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테이블로드 주가가 한때 26%대 급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주산업이 민간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발전이 가속화되는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투자에 있어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범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주산업에서 주목할 점은 과거 정부 주도의 군사, 안보, 연구 목적의 개발과는 다르게 상업적 목적으로 민간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스페이스 X, 블루 오리진처럼 대기업 자본을 바탕으로 탄생한 기업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민간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상업성, 즉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머지않아 발전이 가속화되는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련 주가 테마성이 짙은 만큼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 산업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주 테마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킨이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스페이스X 팰컨9호가 지난해 5월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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