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한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의 실적에도 ‘코로나 그림자’가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 1분기 주요 상장 건설사의 해외 매출액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이다. 해외 현장의 슬로우다운(공사진행 지연)이 계속되면서 해외 매출 회수가 더뎌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1분기 총 매출액 4조1496억원 중 해외에서 1조4081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비중이 33.9%다. 지난해 1분기에는 총 매출액 4조589억원 중 해외가 1조6120억원으로 39.7%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해외 매출 비중이 약 6%포인트 작아졌다.
지역별로 매출액 감소가 가장 큰 곳은 중동·아프리카였다. 중동·아프리카는 지난해 1분기 8100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올해는 4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이외에 아시아는 5568억원에서 5793억원으로 소폭 늘었으나 중동·아프리카의 감소폭을 메울 수준은 아니었다.
대우건설(047040)도 해외 매출의 비중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대우건설의 총 매출액은 1조9390억원이고, 해외 매출은 16.3%인 3175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총 매출액 1조9858억원 중 해외에서 25% 수준인 5011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9%포인트 가량 줄었다.
대우건설도 중동 매출액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중동 매출액은 3218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235억원으로 61% 꺾였다. 아프리카 매출액도 지난해 1002억원에서 올해 690억원으로 줄었고, 아시아 매출액만 791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DL이앤씨(375500)(옛 대림산업)는 올해 총 매출액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약 10%에 그쳤다. 대림산업 시절이던 지난해 1분기에는 해외 매출액이 전체 매출 중 16%를 차지했으나 올해 들어 작아졌다.
GS건설(006360)은 1분기 총 매출액 2조110억원 중 해외 매출이 4200억원으로 20.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24%였으나 약 4%포인트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각 건설사의 해외 공사가 여전히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건설업계에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해외 현장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워졌고,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와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격리 기간 등 공사를 늦추는 여러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기성금 회수도 늦어진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현장의 슬로우다운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해외 매출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착공을 앞둔 현장도 작업 환경 조성이 늦어지고 있고, 이미 공사를 하고 있는 곳도 공정을 치고 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건설업계는 해외 공사 현장의 속도가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단면역이 자리를 잡으면 공사가 보다 원활하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당분간은 해외 매출 비중이 지금보다 커지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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