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이같은 회복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따라서 국내업계에 대한 개별소비세 30% 감면 연장 등 정부의 정책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모습. 사진/현대차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올해 4월까지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미국·중국 등 소비 중심의 경기 회복에 따라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악화되고 있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 중인 자동차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29.1%)은 코로나19 재확산과 한파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판매가 지지부진했지만, 재정부양책 발표와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가 회복됐다. 유럽(23.1%)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친환경차가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중국은 같은 기간 52.3%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을 상회하는 회복세를 보였다. 작년 4월부터 자동차 판매가 증가세로 전환한 데 이어 반도체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부품 수급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주요 시장의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연내에 해소되기는 어렵고, 원유, 철강, 구리 등 원자재 및 해상운송 수요 급증 등 리스크도 있어 V자 회복세를 지속하는 것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구리 가격은 4월 말 기준 전월 대비 11.8% 증가하며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32% 증가하면서 반도체 확보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악재다.
국내 자동차업계 역시 글로벌 반도체 수급 차질의 장기화와 함께 내수시장 수요 둔화 조짐도 나타나면서 안팎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내 시장은 역대 최대 내수판매를 기록한 지난해 1~4월보다 6.7% 증가해 비교적 선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신차가 부족한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중심으로 2개월 연속 감소해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특히 개별소비세 30% 감면과 현재 수요가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 차량 세제감면 종료 등 내수지원책 축소로 하반기부터는 수요 위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개별소비세 감면은 6월, 하이브리드 차량 세제 감면은 1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단기적으로 주력 수출시장의 V자 회복에 대비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무 유예와 탄력적 근로시간제 한시적 확대 등 생산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개소세 30% 감면과 하이브리드차 개소세·취득세 감면 연장 등 내수가 급격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적 유연성 발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민·관 협력을 통한 고성능 반도체 중심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반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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