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보다 더욱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라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협력 강화를 위한 국제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제74차 세계보건총회(WHA) 개막 연설에서 "실수하지 말라. 세계가 팬데믹 위협을 마주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총장은 "이번보다 더욱 전파력이 강하고 더욱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 진화론적으로 분명하다"며 "우리는 협력, 경쟁, 대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팬데믹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국제 연대와 공유의 결여"였다며 정보, 자원, 기술, 병원체 등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협력 강화를 위한 탄탄한 기반을 제공할 국가 간 구속력 있는 약속을 통해서만 근본적 약점을 해결할 수 있다"며 팬데믹 대비·대응에 관한 국제조약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약 20개 국가 정상들은 지난 3월 주요국 매체들에 공동 기고한 글을 통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팬데믹 대처를 위한 새로운 국제조약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세계가 여전히 코로나19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공평한 백신 보급을 재차 호소했다.
그는 "백신의 75%가 10개국에서 투여되고 있다"며 모든 나라가 9월 말까지 각국 인구의 10%, 연말까지 최소 30%를 접종할 수 있도록 대대적 예방접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WHO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WHA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화상으로 진행된다. 약 194개 회원국이 참석해 코로나19 사태를 돌아보고 다음 팬데믹 대비책을 강구한다.
특히 코로나19의 국제적 대응 강화, WHO의 자금 안정화, 백신·치료제·진단용품 등에 대한 접근권 확대 등에 관한 내용이 결의안에 담길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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