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3박5일 미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미국의 성지'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고,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혈맹'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Tomb of the Unknown Soldier)에 헌화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한국전쟁 전사자를 포함해 참전용사 및 가족 약 40만명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참배하는 곳이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기념관에서 무명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기념패를 기증하고 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워싱턴 관구사령관의 안내에 따라 '하나님만 아시는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군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해 기념패를 기증했다. 기념패에는 '무명용사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In Memory of the Unknown Soldiers and their Noble Sacrifices)'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헌화 행사에 참석한 미측 인사들을 만나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대해 재차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렇게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은 인근의 '루즈벨트 기념관'을 시찰했다. 기념관의 주인공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으로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끌어 오늘날 초강대국 미국의 기반을 만든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통한 대한민국의 선도국가 도약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미 의회 지도부들을 만나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공화당 의원들은 초당적 결의안을 발의,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3일 발의된 상원 결의안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이를 넘어서 평화와 안보, 번영을 지키기 위해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 약속을 재확인한다"면서 "철통 같은 한미 동맹을 보다 강화하고 넓히며 심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19일 발의된 하원 결의안 역시 "한미 관계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을 수호하는 핵심축"이라며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보다 강화하고 넓히며 심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동맹이 강력하고 효과적이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3박5일 미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미국의 성지'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전날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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