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당선된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 계승, 여성단체들은 성평등 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8일 오전 의장실을 방문한 오 시장에게 "로마가 승리하고 성을 쌓지 않고 길을 냈다고 하지 않는가. 소통의 길을 통해 코로나19로 서민 경제가 너무 어려울 때, 서민 경제가 신음하고 있을 때 잘 해주면 좋겠다"며 "원칙 있는 시정에는 적극 협력·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당인이고 정무적 판단할 때가 있을 것인데 저 역시 당인이고 선당후사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각 정당 입장과) 시장·시의회 본연의 기능 및 역할을 조화시켜 천만 시민만 생각하며 협력과 협치를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8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한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오른쪽)이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또 김기덕 시의회 부의장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이뤄놓은 사업을 가급적 지켜달라"고 당부하자 오 시장은 "그럼요"라고 답했다.
앞서 이날 새벽 한기영 시의회 대변인 역시 "복지나 돌봄, 도시재생과 일자리 마련 등 지난 10년 동안 서울이 추진해 온 역점 사업을 지속성 있게 이끌어주실 것을 믿는다"며 "‘시민행복’이라는 철학이 담긴 사업이 전임시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유야무야되지 않도록 의회가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과거 서울시 공무원에게 상처가 있었던 만큼, 이번 임기에는 공무원을 믿고 모두를 독려하고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본회의 차원의 내곡동 조사를 추진하는 시의회 민주당 대표단도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도 정쟁적 대립관계는 지양하고, 서울 미래를 위해 협력해야 할 부분에는 적극 나서 시정의 빠른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여성단체들 역시 신임 시장에게 전향적인 성평등 정책을 촉구했다.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피해자를 지원해온 단체 모임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의 회복 및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 조성 등을 오 시장에게 요구했다.
여성현실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여성학자 김권현영은 "시청에서 일하는 여성 공무원을 펜스룰로 분리하는게 아니라 존엄하게 공존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성평등 정책에 퇴행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공동행동)'이 8일 서울시청 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에게 성평등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행동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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