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경기 부양책으로 중국의 건설 경기가 살아나고 미국도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건설기계사들의 실적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 1분기 주요 건설기계 업체들이 작년보다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꾸준한 수요로 호실적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1분기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한 23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위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력 시장인 중국 매출이 늘며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 중 중국의 비중은 40%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 경기 부양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판매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판매한 굴착기는 약 29만2000대로, 전년 20만9000대보다 39.7% 늘었다.
올해에도 판매 호조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1~2월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2561대로 작년보다 약 200% 증가했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7.1%로, 중국에 진출한 해외 굴착기 기업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건설기계(267270) 또한 신흥국 경기 개선과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호실적이 기대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8.4% 급증한 480억원이 예상된다. 인도와 러시아 시장이 주력인 현대건설기계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신흥국들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DX1000LC'.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여기에 주력이 아닌 중국 시장에서 최근 대규모 수주에도 성공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중국 진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2200여대 건설 장비를 주문받았다. 이는 지난해 연간 중국 판매량의 약 30%에 달하는 물량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이자 소형건설기계 사업을 하는
두산밥캣(241560)도 작년 동기보다 36.8% 증가한 118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특히 두산밥캣의 경우 북미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만큼 미국의 2500조원 인프라 투자 정책의 수혜 기업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진다.
건설기계 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며 1~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각국이 부양책을 펴며 3분기부터 판매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대부분의 업체가 코로나19 이전의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건설 작업이 재개되며 수요는 계속해서 꾸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건설기계를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이 곧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건설기계 시장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건설기계 시장은 미국의 캐터필러가 약 16%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며 일본 고마쓰, 중국 사니, 스웨덴 볼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합병 시 합산 점유율은 4.5%로 예상되며 이는 4.6% 점유율을 기록 중인 4위 볼보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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