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웨이브가 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콘텐츠 투자액 중 가장 큰 규모다.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콘텐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이같은 투자 확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웨이브는 26일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출범 당시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의 콘텐츠 투자를 공개한 데 이은 추가 투자다.
웨이브의 대주주인
SK텔레콤(017670)은 추자 확대를 위해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가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기존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웨이브의 이번 투자 확대는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국내 콘텐츠 기업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티빙은 4000억원, 시즌을 운영하는 KT의 콘텐츠 전문 자회사 KT 스튜디오지니는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고,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을 위해 1년간 5억 달러(한화 약 55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미디어 콘텐츠 전략 간담회에서 "적어도 국내에 있는 다른 사업자보다는 (투자금액이) 많지 않겠나"고 자신한 바 있다. 웨이브는 이같은 발언이 나온 KT 간담회가 끝난지 채 나흘이 지나지 않아 추가 투자를 발표하며 국내 콘텐츠 분야에서 우위를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웨이브는 투자금 확보와 함께 제작 분야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 웨이브는 현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하고 있다. 아울러 상반기 내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오리지널 투자를 통해 방송사·제작사·지식재산권(IP) 홀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 제작사 발굴에 힘쓸 것"이라면서 "K-콘텐츠와 K-OTT 플랫폼의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웨이브가 선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웨이브는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해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 방송 드라마와 정치 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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