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소속 연구원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휴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 들어 전반적 기업가치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계가 기업가치 제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상증자부터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대한 분석 역시 중요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테오젠(196170)과
휴젤(145020) 등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등을 단행하고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비교적 짧은 주기에 반복적 시도가 이뤄지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상 최대 증거금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한 증시 입성을 예고한 상태지만 업계 전반적 분위기는 좋지 않다. 코스피2000헬스케어 지수와 코스닥150헬스케어 지수 모두 연초 대비 20% 이상의 하락폭을 보이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 기업별 악재 탓도 있지만 국내외 변수 반영에 보유한 기업가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서라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0일 나란히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결정을 알린 알테오젠과 휴젤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7월 100% 무상 증자 8개월 만에 증자비율 50%의 무상증자를 추가 결정했고, 휴젤은 역대 네번째 자사주 매입(300억원 규모)을 결정했다.
양사 모두 배경으로 회사가 보유한 경쟁력 대비 외부적 요인에 의한 주가 하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실제로 정맥주사를 피하주사 제형을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은 지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기술술출에 힘입어 지난해 첫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며,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점유율 1위 수성과 국산 품목 최초로 중국 허가를 획득해 시장에 진출했다.
휴젤 관계자는 "업계 내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적 요인에 의한 주가 하락의 여파로 실제 기업 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라며 "주가 회복을 통해 기업 저평가를 개선하고, 향후 지속적인 기업 성장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을 피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바이오업계 무상증자 행진은 다수 기업들이 잇따라 단행 중이다. 1월 셀리버리와 제넨바이오를 비롯해 2월 대원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 아이큐어,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무상증자에 나선데 이어 지난 3일 화일약품과 EDGC 역시 나란히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모두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구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무상증자가 유동성 활성화 등 일반적으로 기업가치 평가에 호재로 꼽히지만 실질적 자본이 확대되는 것이 아닌 만큼, 충분한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단순 주가부양 행위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올해 단행된 바이오기업들의 무상증자는 각 사별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이러진 경우가 더 많았다"라며 "무상증사 당시의 각 기업별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야 그 배경과 기대 효과에 대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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