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K5에 밀리는 쏘나타…“재고만 쌓이네”
8~12일 아산공장 가동 중단…할인에도 판매부진 지속
2021-03-09 20:45:17 2021-03-09 20:45:1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형세단 ‘쏘나타’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기아 ‘K5’나 현대차(005380) ‘그랜저’ 등에 밀려 재고가 쌓이면서 과거 '국민차'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의 적정 재고 유지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생산재개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1월7일까지 같은 이유로 아산공장 가동을 멈췄다. 
 
쏘나타는 지난 2019년 3월, 8세대 신형 모델이 인기돌풍을 일으키며 그 해 10만3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2020년에는 6만7440대로 전년 대비 32.6%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반면 경쟁모델인 K5는 2019년 3만9668대에서 2020년 8만4550대로 급증했다.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를 보면 쏘나타는 7798대로 K5(1만987대)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기간(1만1445대)와 비교해도 32.7% 줄었다. 
 
쏘나타나 그랜저, K5 등에 밀리면서 판매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최근 쏘나타 재고차량을 대상으로 할인에 나섰다. 2020년 12월까지 생산된 차량은 5%, 올해 생산분에는 3%의 할인이 적용됐다. 이달부터는 쏘나타 구매고객에게 61만원 상당의 빌트인캠 무상장착 서비스도 제공했지만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쏘나타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이유로는 우선 K5에 비해 디자인 등 상품성에서 뒤쳐졌다는 점이 거론된다. 또한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가 쏘나타의 수요를 일부 잠식한 것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그랜저는 2019년 11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후 지난해 14만5463대가 판매됐다. 그랜저의 시작가격은 3294만원인데, 쏘나타의 최상위트림인 인스퍼레이션(3298만원)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세단 시장은 그랜저와 K5가 양분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고객들의 경우 두 모델 사이에서 구매를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랜저가 중형세단 수요를 흡수하면서 쏘나타는 물론 르노삼성 SM6나 한국지엠 말리부 등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K5는 빼어난 디자인 등으로 지난해 8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사진/기아
 
그 외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열풍이 불고 있고 쏘나타와 비슷한 금액대의 수입 브랜드 라인업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폭스바겐의 중형세단 ‘파사트’의 경우 프리미엄 트림은 4433만원이지만 자사 파이낸셜서비스 이용 시 8% 할인과 차량 반납 보상 프로그램까지 적용하면 3624만원까지 인하되면서 쏘나타와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양극화되면서 실속을 추구하는 고객들은 아반떼 등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를 선택하고 차급을 중시하는 고객들은 그랜저나 제네시스, 고급 수입 브랜드를 구입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쏘나타가 애매한 입지에 놓이면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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