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034730)가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 등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8조원 규모를 투자한다.
SK가 최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미국 수소 시장 선도기업 플러그파워 수소 액화 탱크. 사진/뉴시스
SK는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개최된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업 실행에 착수했다.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는 국내 수소 사업 인프라 투자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에서 글로벌 1위 수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SK는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 1단계로 우선 2023년까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액화수소 3만톤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 데 필요한 양으로,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로 수도권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적 측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 2단계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보령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해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 경우 SK는 국내에서 연간 총 28만톤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공급하게 되고 이러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는 국내 수소 생태계를 구축 과정에서 건설, 조선, 자동차 제조업 분야는 물론 연료전지와 수소 생산 분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인천 지역을 포함해 총 20만9000명의 고용유발 효과 및 사회경제적 편익 34조1000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 생산-유통-판매 등 밸류체인 구축에 총 18조5000억원 투자
SK그룹의 수소사업 추진회사인 SK E&S는 1단계 목표인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수도권에 공급하게 된다.
1단계 사업은 인천시 수소 클러스터 구축 사업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수소 관련 신사업 발굴, 고부가가치 창출, 신규 고용 유발, 인구유입 효과 등 인천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또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산업단지의 수소 인프라 확충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SK E&S는 오는 2025년까지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해 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청정 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하고 연간 25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를 생산, 공급한다는 목표다. 이산화탄소 포집과 처리기술을 활용해 연간 25만톤 규모 청정 수소를 단일 생산기지에서 생산하는 계획은 SK E&S가 추진 중인 청정 수소 생산 계획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수소 충전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등 대규모 투자
SK는 친환경 수소의 유통 체계 확립을 위해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해 연간 8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약 400메가와트(MW)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20만톤의 수소를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는 서울시와도 액화 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 차량 도입 확산, 수소 체험관 건립 등 수소경제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 SK와
현대차(005380)그룹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양사는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두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수소사업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두 그룹 경영진은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간담회를 열고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과 국내 기업 간 수소 사업 협력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상반기에 추진하는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 이후 양사는 인천광역시, 인천서구청과 인천광역시 수소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를 비롯한 협약 당사자들은 인천 지역 내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수소경제 확대를 위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SK가 대규모 수소 인프라 등 민간투자 확대와 글로벌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 로드맵 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 이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핵심 영역이자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사업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는 최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미국 수소 시장 선도기업인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인천 액화수소 사업 등 국내 수소 경제 생태계 구축에 플러그 파워의 기술과 사업경험을 적극 활용하고 아시아 수소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관계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SK는 지난 1월말 주식 추가 매수 옵션을 실행해 총 1조8500억원(16억 달러)를 투자, 지분 약 10%를 확보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수소경제위원회 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등 정부·지자체 인사가 참석했다. SK그룹측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겸 SK수소사업추진단장, 최윤석 SK 인천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005380)그룹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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