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26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백신 접종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1년하고 37일 만이다.
정부의 목표는 오는 9월까지 인구 70% 이상에 대해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에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다.
국내 첫 접종자는 예정보다 15분 일찍 서울에서 나왔다. 서울 상계요양원 요양보호사인 이경순(61)씨는 노원구 보건소에서 오전 8시45분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이 씨는 접종을 마친 후 "아침에 약간 긴장했지만 지금은 괜찮다. 그동안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긴장됐는데 백신접종을 받으니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격적인 접종은 오전 9시 이후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총 5813곳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들로,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 가운데 실제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전날 기준으로 28만9480명으로 접종 동의율은 93.7%로 높은 편이다.
첫날인 이날은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266명과 요양병원의 일부 입소자·종사자가 접종을 받는다. 전날까지 백신을 수령한 요양병원은 292개다.
지역별로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은 일제히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도 화성 1호 접종자인 효성요양병원 요양사 손제철씨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모든 응급상황과 부작용 등에 대해서 충분한 대비가 돼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백신 맞기 전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다”며 “코로나 원내 예방접종 준비과정과 백신 수송을 위해 애쓰신 보건소, 경찰, 군, 병원직원 등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전 국민 백신 접종을 통해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원도 춘천 1호 접종자인 노인전문병원 환자 김영선씨는 "주위에서 '겁나지 않느냐'고 물어봤지만,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부작용 같은 느낌은 전혀 없으니 내가 먼저 나서서 맞는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의료진 1호 접종자인 해운대구 온화노인요양원 간호과장 김순이씨는 "요양원에 종사해 당연히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엔 백신에 대해 불안감도 있었지만, 오히려 백신을 맞고 나니 (불안감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제주 1호 접종자로 나선 요양보호사 양은경씨는 "독감 주사보다 아프지 않다. 독감주사의 경우 양이 많아서인지 주사를 맞은 부위가 뭉치거나 딱딱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코로나19 백신은 그렇지 않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날이 빨리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요양병원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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