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야당에서는 "오래 끌 일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 반면 여당은 "공감하고 존중한다"며 문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이후에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거듭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을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국민통합을 위해 결단해야 할 문제지 이런저런 정치적 보류로 오래 끌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월1일, 여당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해서 촉발된 문제"라며 "이것을 오래 끈다든지, 이런 저런 조건을 붙이면 사면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서 어긋나는 일이 된다. 신속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상임고문 등 야권 내 다른 인사들도 문 대통령의 사면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반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 사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 스스로가 판단해서 얘기할 사안"이라며 "그것에 대해 이러고 저러고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 말씀을 공감하고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앞서 연초에 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진정한 반성과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며 "대통령 말씀은 당 지도부의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를 통해 국민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낙연 대표도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국민 통합' 차원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 격렬한 반발이 제기되자 최고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징역 20년을 확정한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 공판 TV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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