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부, 세월호 수색 민간업체에 미지급 비용 지급하라"
장비 임대료 일부 지급 판단 등 원고 일부 승소
2020-12-13 09:00:00 2020-12-13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수색·구조 작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가 정부를 상대로 미지급 비용을 지급하란 소송을 내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A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수난 구호 비용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A사는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같은 달 17일부터 그해 7월12일까지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정부는 A사가 B사를 통해 청구한 수난 구호 비용 중 장비 임대료 2억8050만원, 인건비 5808만500원, 운반 등 기타 비용 190만원 등 3억4038만500원을 인정하고, 부가가치세 3385만8050원을 더해 총 3억7423만8550원을 B사에 지급했다. 
 
하지만 A사는 장비 임대료로 1일당 800만원에 작업 난이도와 위험성을 고려해 50%의 할증률을 적용하고, 이에 따라 1일당 임대료 1200만원에 대한 85일의 지출액 10억2000만원 중 B사에 지급한 2억8050만원을 제외한 7억395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가 수난 구호에 실제로 지출한 것으로 인정되는 비용에서 피고가 이미 B사를 통해 원고에게 지급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A사에 지급해야 할 장비 임대료를 4억4166만8500원으로 인정하고, 이미 B사에 지급된 2억80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억6116만8500원에 부가세 10%를 포함한 1억7728만5350원을 정부가 A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대부분 사용 장비의 내역, 작업 현장까지의 거리, 작업 내용과 작업 환경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아 증거만으로는 1일 임대료가 800만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원 감정인의 감정 촉탁 결과에 따라 1일 임대료를 399만7000원으로 인정하고, '항만예선용 예선 사용 요율표'에서 조난구조 작업에 대해 기본요금의 30%의 할증요금을 적용하는 규정에 따라 1일 임대료에 할증률 130%, 85일에 대한 총 임대료를 4억4166만8500원으로 산정했다.
 
A사는 선박구조 계약과 관련해 통용되는 SCOPIC(Special Compensation P&I Club Clause) 특별보상약관 제5조의 협정 요율을 적용한 인건비 1억1976만8000원 중 B사에 지급한 5808만500원을 제외한 6168만7500원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SCOPIC 약관의 내용에 비춰 보면 SCOPIC 요율이 적용되려면 SCOPIC 약관이 제2조에 의해 계약에 포함돼야 하는데, 원고가 해양경찰청 또는 피고와 세월호 구조·수색 작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 SCOPIC 약관을 포함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SCOPIC 약관을 선박구난이 아니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조난된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진 구조·수색 작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A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수난 구호 비용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서울행정법원 청사. 사진/서울행정법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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