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올해 발행한 5만원권 4장 중 3장이 환수되지 않는 등 환수율이 역대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올 1~10월 중 5만원권 환수율은 24.4%에 그쳤다. 이는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다. 1년 전과 비교해 환수율은 39.4%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측은 "코로나19 이후에 5만원권 발행액이 늘어났으나 환수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환수율이 급락한 것은 과거 금융불안기와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고액권인 만원권 환수율은 107.1%로 1년 전보다 6.5%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95.1%로 전년대비 0.8%포인트 하락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안전자산 선호 등 예비용 수요로 인해 발행액이 증가한 상태다. 그러나 음식·숙박·여가서비스 등의 대면 상거래 활동 감소로 환수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지하경제 유입과 연관 짓는 시각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단기간 크게 하락한 환수율이 지하경제 유입 등의 구조적 문제이기 보단 예비용 수요 확대 등 경제적 충격이 크게 작용하데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5만원권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대면 상거래 부진 등 화폐 환수경로상의 부정적 충격이 결합돼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주요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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